1인당 국민소득 순위 1970년 125위→2013년 42위
한국경제의 핵심 지표인 국민계정의 개편작업이 1953년 시계열까지 완료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를 더 긴 통시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개편된 통계에서는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GNI), 저축률, 투자율 등이 모두 구계열보다 소폭 상승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기업소득 비중은 빠르게 늘어난 반면 가계소득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은행은 15일 ‘국민계정(1953~1999년) 개편 결과-새 국제기준 이행 및 기준년(2010) 개편’ 자료를 통해 지난 3월 새로운 국제기준(유엔 2008 SNA) 적용 및 기준년 변경(2005→2010년)에 따른 2000~2013년 국민계정 계열 개편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은 1953~1999년을 대상으로 한 개편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기존에는 국민계정 개편작업을 1970년까지만 관례적으로 해왔으나 이제는 1953년까지 소급 적용한 것이다. 이번 통계개편 작업을 주도한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과거엔 엄두도 못했던 작업을 마무리 했다”며 “거시경제 통계에 새 획을 긋는 일이며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발전을 해나가겠다고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개편으로 우리나라는 미국(1929년, 연간GDP 시작 시점), 캐나다(1947년), 영국(1948년), 프랑스(1949년), 스웨덴(1950년)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로 장기간의 GDP 시계열을 보유하게 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971~2012년 연평균 실질GDP 성장률 7.4%…구계열비 0.3%P↑ = 1971~2012년중 연평균 실질GDP 성장률은 7.4%로 구계열 성장률 7.1%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했다. 실질GDP 성장률의 신·구 수치의 차이는 연구개발(R&D) 지출 규모 확대에 주로 기인했다.
또 1980년대 이전에는 신계열과 구계열의 명목GDP 규모 차이가 미미했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R&D의 투자처리, 해외생산 포착 등으로 베이스업 규모가 확대됐다.
◆1인당 국민소득 순위 1970년 125위→2013년 42위 = 국민총소득(명목GNI) 규모는 1953년 483억원에서 2013년 1441조원으로 2만9833배 확대됐다. 1인당 GNI도 미달러 기준으로 1953년 67달러에서 2013년 2만6205달러로 394배 늘었다.
이에 따라 1970년 세계 39위였던 우리나라의 명목GNI 순위는 2013년 14위로, 1인당 GNI 순위는 125위에서 42위로 껑충 뛰었다. 2012년 인구 4000만명 이상 국가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GNI 순위는 8위다. 1위는 미국 5만2013달러이며 이어 △일본 4만8324달러 △독일 4만2364달러 △프랑스 4만297달러 △영국 3만9248달러 △이탈리아 3만2828달러 △스페인 2만7949달러 순이다.
김영태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1인당 GNI 증가율을 요인별로 분해해 보면 1954~2013년중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증가는 실질소득 증가와 물가 상승이 기여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은 대체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기업소득 GNI 비중 외환위기 이후 빠른 상승세 = 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1998년 13.9%에서 2013년 25.7%로 빠르게 상승했다. 반면 가계소득 비중은 같은 기간 72.8%에서 61.2%로 감소했다. 정부부문 비중은 10%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총저축률(총저축/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1988년(41.7%)까지 빠르게 상승했다가 이후 낮아져 2013년에는 34.4%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저축률은 1988년 24.3%를 정점으로 빠르게 하락해 2013년에는 4.5%로 낮아졌다.
국내총투자율(총투자/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1991년 정점(41.4%) 이후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세 둔화 등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제조업 비중 1953년 7.8%에서 2013년 31.1% = 농림어업의 GDP(기초가격 총부가가치 기준) 대비 비중은 1953년 48.2%에서 2013년 2.3%로 크게 축소됐다. 이와 달리 제조업(7.8%→31.1%)과 서비스업(40.3%→59.1%)의 비중은 같은 기간 큰폭으로 커졌다.
전기가스수도업과 건설업의 비중은 각각 2000년대 초반 및 1990년대 초반까지 높아졌으나 이후 점진적으로 축소됐다.
지출구조를 보면 민간소비의 GDP 대비 비중은 1953년 86.5%에서 꾸준히 낮아져 1990년대 이후에는 5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소비의 비중은 1953년 8.0%에서 2013년 14.9%로 점차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