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연체율 집계 이후 처음으로 1% 넘어 ‘주목’
연체기록 지워졌지만 경기 부진에 이자 부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가 다시 쌓이고 있다. 정부가 연체기록을 지워 금융권 복귀를 도운 차주들도 예외가 아니다. 기록을 정리해주는 것만으로는 무너진 상환능력을 되살리기 어려운 만큼, 차주의 상황에 맞춘 상시 재기지원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총 연체율은 1.04%로 관련 수치가 공개된 2011년 이후 처음 1%를 넘었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큰 은행인 만큼 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서 주목된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10%로 2분기 말(0.98%)보다 0.12%포인트(p) 올라 역시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1.25%)이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고, 부동산·임대업(1.99%)은 2011년 3분기 말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은행권 전체로도 자영업 대출의 건전성이 나빠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86%로 1년 전(0.78%)보다 0.08%p 올랐다. 2년 전(0.70%)과 비교하면 0.16%p 높고, 같은 달 가계대출 연체율(0.45%)의 1.9배다.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도 1.10%로 1년 새 0.13%p 상승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전체 연체율이 중장기적으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면서도,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연체율 상승 요인으로는 금리 상승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올해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려 연 3.00%로 높였다가 이달 22일 동결했다. 인상 기대가 먼저 반영된 시장금리가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이자 부담이 늘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이달 12일 국정감사에서 금리 상승기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취약 차주라며 재정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체기록을 정리한 차주들도 이 흐름을 비켜 가지 못했다. 2025년 신용회복 지원을 받은 개인사업자 35만6000명 가운데 15.2%가 올해 9월 말까지 90일 이상 장기연체에 빠졌다. 개인(9.3%)의 1.6배다. 2025년 말 연체기록을 정리한 지 반년 남짓 만에 금리 인상기를 맞으면서, 기록 정리로 얻은 신용 회복 효과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사면은 연체금을 모두 상환한 차주가 과거의 연체기록 때문에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신용점수를 회복하고 신규 대출을 이용할 기회를 넓히는 데 목적이 있지만, 차주의 매출이나 소득을 직접 늘려주지는 않는다. 신용정보를 정상화하더라도 경기 부진과 높은 이자 부담이 지속되면 다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연체이력 삭제에 그치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 차주의 상환능력을 회복시키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게는 상환기간 조정과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부담을 낮추고, 구조적으로 상환이 어려운 취약차주에게는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개인사업자는 음식점업과 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등 내수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많아 경기 부진 영향이 큰 편”이라며 “상환능력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면 연체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