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소비 증가율 중위 1.3%…2023·2024년에는 평월보다 낮아
손신욱 "사람 불러놓고 담을 그릇 없어…먹고 쓰고 자는 구조 만들어야"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세워 해마다 수천 개의 축제를 열고 있지만 실제 방문객과 소비를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 개최월 방문객 증가율은 평월 대비 중위 1.4%에 그쳤고, 분석 대상 10곳 중 4곳 가까이는 오히려 방문객이 줄었다. 관광소비 효과도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7일 이투데이가 2012~2024년 지방자치단체 행사·축제 원가정보 공시 5744건과 한국관광공사 관광 빅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다. 관광 빅데이터 비교가 가능한 2018~2024년 축제 2547건을 대상으로 개최 시·군·구 197곳을 연도별로 묶은 1002개 사례를 분석했다. 지역 규모와 전국적인 계절 효과를 제외해 개최월과 평월의 차이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축제 개최월 방문객 증가율 중윗값은 1.4%였다. 1002개 사례 중 369개(36.8%)는 개최월 방문객이 평월보다 오히려 적었다. 축제를 연다고 방문객 증가가 보장되지는 않은 셈이다.
소비 효과는 더 약했다. 축제 개최월 관광소비 증가율 중윗값은 1.3%에 그쳤다. 2018~2019년에는 3.5~6.5%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회복하지 못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개최월 소비가 평월을 밑돌았다.
다만 관광 빅데이터는 축제장 내부 소비가 아닌 해당 기간 지역 전체의 지출을 포착한다. 축제 규모와 지역별 숙박·상권 여건도 다른 만큼 개별 축제의 성과로 단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사례에서도 성패는 엇갈렸다. 지난달 5일 개막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관람객 300만명을 목표로 잡았지만 9월 말 누적 관람객은 43만1198명으로 목표치의 약 14%에 머물렀다. 추석 연휴 나흘간 18만9106명이 몰리며 반등했지만 목표 달성까지 갈 길이 멀다.
반면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등장한 3.5m 크기의 상어 '부캉이'에는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60만7074명이 몰렸다. 방문객이 늘자 인근 CU 5개 점포의 19~20일 매출도 전주 같은 기간보다 48.6% 뛰었다.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보다 '찾아갈 이유'를 만드는 콘텐츠가 방문과 소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축제 자체의 효과보다 관광객을 지역에 붙잡아 둘 구조가 부족한 점을 문제로 꼽았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수십억, 수천억원을 쏟아부어도 단기간에 20만명을 보장하는 관광정책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축제밖에 없다"면서도 "문제는 사람들이 왔을 때 이들을 담을 그릇이 준비돼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몰려도 숙박과 음식·쇼핑 등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지역경제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손 부연구위원은 화천 산천어축제를 예로 들며 "전체 160만~180만명, 외국인만 12만5000명이 찾지만 화천에는 관광숙박업이 하나도 없다"며 "100만명이 넘게 와도 거기서 자고 가는 사람이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관 주도·보조금 중심의 구조도 한계로 꼽았다. 손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축제 전체 예산 약 6800억원 가운데 약 93%가 국비와 지방비 등 공공재정이다. 그는 "관 주도 예산으로만 축제를 개최해왔다"며 "보조금은 주어진 만큼 쓰고 끝내는 구조다. 축제로 돈을 벌 필요도, 더 쓸 필요도 없는 구조에서 수십 년간 축제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축제 정책을 방문객 수에서 체류와 소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에서는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표발의한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논의되고 있다. 전담조직과 전문인력 육성, 민간 기부금 활용 등을 제도화해 축제를 하나의 산업으로 키우는 내용이 핵심이다.
손 부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를 만들려면 지금의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며 "그 구조를 바꾸기 위해 축제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사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적이라면 사람들이 와서 먹고 쓰고 자도록 지역이 이를 담을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