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국 3-0 제압, 아시안게임 앞두고 평가전 2연승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국가대표팀이 베트남에 첫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아시안게임 본선을 앞두고 쉽지 않은 승부를 치르며 경기력과 보완점을 동시에 점검했다.
한국은 20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한화생명 초청 LoL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베트남을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이날 한국은 ‘제우스’ 최우제, ‘캐니언’ 김건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을 선발로 내세웠다. 전날 미국전에 출전했던 ‘제카’ 김건우 대신 페이커가 미드 라이너로 나서 호흡을 맞췄다.
출발은 불안했다. 한국은 1세트 한때 4000골드가량 앞서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히즈토’ 레 반 호앙 하이의 키아나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의 반격에 흔들렸다. 바론까지 가져가고도 연이어 끊기면서 격차를 허용했고 결국 35분 만에 첫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한국은 2세트 곧바로 반격했다. 제우스의 올라프, 캐니언의 바이, 페이커의 빅토르, 구마유시의 진, 케리아의 바드로 조합을 꾸렸고 초반부터 드래곤과 공허 유충을 챙기며 주도권을 잡았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제우스의 올라프가 폭발했다. 25분께 벌어진 교전에서 ‘라그나로크(R)’를 앞세워 트리플 킬을 쓸어 담았다. 한국은 바론까지 챙긴 뒤 베트남의 본진을 무너뜨리며 29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는 이날 가장 치열한 승부였다. 초반 제우스의 카밀이 킬을 쓸어 담으며 성장했지만 베트남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히즈토의 나피리와 ‘다이어’ 쩐 주이 득의 아리, ‘에디’ 호앙 꽁 응이아의 이즈리얼이 성장하면서 흐름을 뒤집었고 29분께에는 장로 드래곤까지 가져갔다.
벼랑 끝에서 한국이 다시 힘을 냈다. 31분께 한타에서 베트남 선수 4명을 잡아낸 데 이어 33분께 캐니언의 녹턴이 ‘피해망상(R)’을 켜고 적진으로 뛰어들어 극적인 바론 스틸에 성공했다. 흐름을 되찾은 한국은 장로 드래곤까지 챙겼고 36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재역전승을 완성했다.

제우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 “카밀이라는 챔피언 자체가 성장을 잘하면 게임을 지기가 쉽지 않아 웬만하면 캐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가짐이었다”며 “장로까지 먹혔을 때는 조금 섬뜩했지만 우리 팀의 라인 클리어가 좋아 다 같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돌아봤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4세트에서 22분 만에 승부를 끝냈다. 베트남이 히즈토의 트런들을 앞세워 초반부터 제우스의 나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지만 한국은 오브젝트를 챙기며 맞섰다.
17분께 제우스의 나르가 에디의 바루스와 ‘타키’ 딘 아인 따이의 파이크를 상대로 더블 킬을 만들어냈고, 20분께에는 구마유시의 케이틀린이 위기에 빠진 한국을 구했다. 캐니언의 문도 박사와 페이커의 애니비아가 먼저 쓰러졌지만 구마유시의 케이틀린이 푼의 초가스와 히즈토의 트런들을 연달아 잡아냈다.
한국은 곧바로 바론을 가져간 뒤 미드를 뚫었다. 억제기와 쌍둥이 포탑까지 단숨에 파괴한 뒤 22분 만에 넥서스를 무너뜨리며 세트 스코어 3-1로 경기를 끝냈다.

구마유시는 4세트 당시 상황을 두고 “케이틀린이 탑 포탑을 깨고 집에 갔던 상황이라 아이템이 잘 나온 상태였고 스펠도 모두 있었다”며 “오히려 조금 더 잘했으면 펜타킬까지 가능했다고 보는데 더블 킬밖에 못 한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첫 세트 패배를 포함해 이날 나온 시행착오는 오히려 대표팀에 좋은 점검 기회가 됐다. 강동훈 감독은 1세트 패인에 대해 “밴픽적으로 조금 더 잘 짤 수 있는 부분이 있었고 한타에서도 간격 조절을 조금 더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조금 신났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더 좋은 경기였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 감독은 이날 드러난 부족한 부분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오늘 아쉬웠던 것은 없었던 것 같다”며 “부족한 게 나왔더라도 거기서 저희가 보완하고 느낀 게 있기 때문에 아쉽지 않고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 동안 새롭게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선수들의 합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오랜만에 옛 동료들과 함께 경기에 나선 페이커는 “예전 동료들과 오랜만에 합을 맞추다 보니 어색한 부분이 조금 있었다”면서도 “세트가 지나면 지날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함께했기 때문에 쉽게 맞출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남은 기간에는 실전 감각과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시즌이 끝난 시기와 맞물려 스크림 상대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대표팀은 여러 선수의 도움을 받아 연습 일정을 채운 상태다.
강 감독은 “아직 맞춘 지 얼마 안 돼 한 게임 안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등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을 보완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밴픽도 선수들과 생각이 조금 다른 부분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조율하면 훨씬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드 라이너 기용 경쟁도 계속된다. 강 감독은 페이커와 제카에 대해 “같이 연습하고 있다”며 “당연히 컨디션이 좋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경기에 나가야 한다. 연습까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현지 경기 시간에 맞춘 생활 패턴 조정도 시작했다. 강 감독은 “경기 시간대가 조금 일러 선수들이 평소와 다르게 일찍 일어나고 있다”며 “그 시간대에 맞추면서 일어나 운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국은 부산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마쳤다. 전날 미국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제압한 데 이어 이날 베트남에도 3-1 역전승을 거뒀다.
미국전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던 한국은 베트남전에서는 첫 세트 역전패부터 접전과 재역전승까지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다. 본선을 앞두고 보완점까지 확인한 대표팀은 이제 남은 기간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강 감독은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