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현장 중심이라더니 측근인사 캠프 보은 중심”

부산시설공단 노동조합이 김명수 신임 이사장 지명자를 두고 ‘정치적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부산시가 내세웠던 ‘행정 효능감’과 ‘현장 중심 인사’ 원칙이 무색하게 또다시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출범 초기부터 반복된 인사 잡음이 부산시정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는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서도 시민 안전과 직결된 부산시설공단이다.
부산시설공단 노조는 성명을 통해 김 지명자를 ‘선거 캠프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시설관리와 안전 분야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충분히 검증됐는지를 문제 삼았다.
부산시설공단은 도로와 터널, 공원, 주차장 등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각종 도시 기반시설을 관리한다. 노조가 이사장 인선에서 무엇보다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요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설공단 이사장 인선에만 머물지 않는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글로벌도시재단 이사장과 부산문화회관장, 부산디자인진흥원장 등 주요 산하기관장 인선을 둘러싸고도 적격성과 전문성을 놓고 적지 않은 말들이 나왔다.
각 기관의 성격과 요구되는 전문성이 다른 만큼 인선 과정 역시 개별적으로 봐야 하지만, 주요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면서 부산시 안팎에서는 인사 기준과 검증 과정 자체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주요 자리에 기용되는 과정에서 공개적인 검증보다 캠프와 측근을 중심으로 한 비공개 인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공공기관장 자리는 단순한 보직이 아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의 조직과 예산, 사업 방향을 책임지는 자리다. 때문에 시장과의 정치적 인연이나 선거 과정에서의 역할과 별개로 해당 기관을 이끌 전문성과 경력을 갖췄는지가 중요한 검증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 도심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에서도 이런 인사에 대한 피로감이 묻어났다.
차이나타운에서 만난 전직 교육공무원 출신의 한 시민은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왕후장상에는 씨가 없지만, 직책에는 급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과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앉아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특히 공공기관은 시민들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만큼 직책에 맞는 전문성과 경력을 따져야 한다”고 했다.
남포동 포장마차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은 “시장이 바뀌면 사람이 바뀔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책을 잘하겠다고 출범한 시정이 자꾸 인사 문제로 시끄러워지는 것은 시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데려왔느냐보다 왜 그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측근이나 캠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맡긴다는 인상을 주면 결국 새 시정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설공단 노조는 김 지명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기자회견과 대규모 집회, 출근 저지, 삭발 등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결국 김명수 지명 논란은 한 명의 공공기관장을 둘러싼 찬반 논쟁을 넘어 민선 9기 부산시의 인사 원칙을 묻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전문성과 현장 중심 인사를 강조하면서 실제 인선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정책의 성과를 보여주기도 전에 인사가 시정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부산시가 김명수 지명자를 둘러싼 노조의 반발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그리고 앞으로 남은 공공기관 인사에서 어떤 검증 기준을 보여줄지가 민선 9기 인사정책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