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문 실수→바론 강타' 폴루의 반전⋯"이번엔 T1A 이길 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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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루' 오동규. (노희주 기자 noit@)

4세트에서는 ‘폴루’ 바드가 ‘신비한 차원문(E)’을 잘못 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는 ‘봉인 풀린 주문서’ 룬을 활용해 소환사 주문을 강타로 바꾼 뒤 내셔 남작(바론)을 직접 확보했다. KT 롤스터 챌린저스(KT)의 서포터 ‘폴루’ 오동규가 한 경기 안에서 아찔한 실수와 극적인 만회를 모두 경험하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KT는 14일 서울 마포구 WDG 스튜디오 홍대에서 열린 202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챌린저스 리그(LCK CL)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전에서 디플러스 기아 챌린저스(DK)를 세트 스코어 3-2로 제압했다.

1세트를 내준 KT는 2ㆍ3세트를 연달아 가져갔지만 4세트에서 두 차례 ‘에이스’를 허용하며 승부를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다. 5세트에서는 ‘펜리르’ 박강준의 제리가 양 팀 최다인 3만9280의 대미지를 기록했고, ‘폴루’ 뽀삐도 결정적인 바론을 지켜내며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현장에서 만난 폴루는 “이겨서 다행이다. 이제 결승을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문가 6명 가운데 5명이 KT의 승리를 예상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승부 예측은 보지 못했다”면서도 “우리 팀 선수들 모두 자신 있는 상황이었다. 그냥 우리가 이길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날 승부의 최대 고비는 4세트 후반이었다. 바론 버프를 두른 KT가 DK의 바텀을 압박하던 상황에서 ‘폴루’ 바드는 ‘신비한 차원문(E)’을 타고 상대 진영으로 들어갔다가 곧바로 잡혔다. DK는 이를 놓치지 않고 KT 선수들을 모두 정리해 ‘에이스’를 띄웠고, 결국 세트 스코어를 2-2로 맞췄다.

폴루는 “침착하지 못했다. 눈을 떠보니 이미 차원문을 넘어가고 있더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레넥톤을 잡고 그대로 밀고 갈 생각이었는데 상대 레넥톤이 ‘수호천사’를 보유한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조금 더 천천히 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치명적인 실수였지만 오래 흔들리지는 않았다. 폴루는 “아찔하기는 했지만 5세트에서 우리가 진영 선택권을 가지고 있었고, 마지막 세트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4세트는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5세트에서 KT는 ‘실비’ 이승복의 바이를 가장 먼저 선택한 뒤 ‘세로’ 안효찬의 잭스, ‘휘찬’ 정휘찬의 아칼리, ‘펜리르’ 박강준의 제리, ‘폴루’ 오동규의 뽀삐로 조합을 완성했다.

폴루는 뽀삐 선택에 대해 “밴이 많이 나온 상황이었고 우리가 바이를 먼저 선택했다”며 “뽀삐가 상대에게 넘어가면 까다로울 수 있다고 봤다. 상대 조합에 뽀삐를 크게 위협할 카운터도 많지 않았고, 스웨인을 밀어내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폴루’ 뽀삐는 가장 중요한 순간 정글러 역할까지 대신했다. 32분께 ‘실비’ 바이가 쓰러진 상황에서 KT가 바론 사냥에 나섰고, ‘솔리드’ 남현서의 녹턴이 ‘피해망상(R)’으로 진입해 바론을 빼앗으려 했다. 이때 ‘폴루’ 뽀삐가 ‘봉인 풀린 주문서’를 활용해 소환사 주문을 강타로 교체한 뒤 직접 바론을 처치했다.

폴루는 “녹턴의 궁극기 재사용 대기시간이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나는 ‘봉인 풀린 주문서’로 강타를 들고 있었다”며 “상대가 점멸과 궁극기가 모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강타로 바론을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녹턴의 궁극기 재사용 대기시간이 거의 정확히 돌아왔다. 그래도 다행히 강타로 바론을 먹었다”고 웃었다.

KT는 ‘폴루’ 뽀삐가 지켜낸 바론을 발판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바론 버프를 두른 채 바텀으로 진격해 ‘솔리드’ 녹턴을 먼저 끊은 뒤 남은 DK 선수들을 정리했다. 36분 16초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폴루는 이날 레나타 글라스크와 알리스타, 쉔, 바드, 뽀삐까지 5세트에서 모두 다른 챔피언을 활용했다. 2세트에서는 일반적인 자야ㆍ라칸 조합 대신 ‘폴루’ 알리스타를 선택해 ‘펜리르’ 자야와 호흡을 맞췄다.

폴루는 “스크림에서는 해본 적 없는 조합이었다”며 “팀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라칸보다 알리스타가 더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와 즉흥적으로 선택했다”고 돌아봤다.

1ㆍ2세트에서는 상대 서포터가 초반 더블킬을 가져가는 예상 밖의 상황도 발생했다. 폴루는 “상대 서포터가 킬을 먹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라인전에서 한 번씩 실수가 나온 점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3세트에서는 ‘폴루’ 쉔이 ‘실비’ 키아나와 함께 협곡을 누비며 DK의 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렸다. 폴루는 “상대가 이즈리얼ㆍ카르마 조합을 선호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바텀에서는 버티면서 카르마보다 먼저 합류하는 역할을 하려고 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상체에서 잘 해결해줬다”고 설명했다.

알리스타와 쉔, 뽀삐로 모두 ‘지크의 융합’을 먼저 구매한 이유도 밝혔다. 폴루는 “‘강철의 솔라리 펜던트’보다 기본 능력치가 좋다고 느꼈다”며 “궁극기가 중요한 챔피언이 많아 궁극기 가속을 활용해 궁극기를 더 빨리 돌리려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4세트에서 ‘폴루’ 바드로 ‘미카엘의 축복’에 이어 치유 감소 효과를 지닌 ‘망각의 구’를 구매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팀에서 치유 감소 아이템을 구매할 선수가 애매해 내가 선택했다”며 “‘모렐로노미콘’은 가격이 비싸고 효율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해 ‘망각의 구’까지만 구매했다”고 밝혔다.

풀세트 접전 속에서도 KT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팀을 향한 자신감이 있었다. 폴루는 “우리가 더 잘한다고 생각했다”며 “상대가 계속 실수할 수 있으니 그 기회를 잘 받아먹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동료로는 미드 라이너 ‘휘찬’ 정휘찬을 꼽았다. 폴루는 “펜리르가 POM(Player of the Match)을 받고 잘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를 고르자면 휘찬이 정말 잘했다”며 “라인전도 항상 잘하지만 게임 전체를 넓게 보면서 팀을 이끄는 역할을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KT의 마지막 상대는 T1 e스포츠 아카데미(T1A)다. 앞서 KT는 8일 플레이오프 승자조 2라운드에서 T1A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두 팀은 15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LCK CL 우승컵을 놓고 다시 맞붙는다.

폴루는 “지난 경기에서는 아슬아슬하게 내준 세트가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정말 우리가 이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14일 2026 LCK CL 결승 진출전 DK vs KT 경기 결과 및 대진표. (출처=네이버 치지직 ‘LCK CL’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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