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수혜 기대⋯ 애브비에 인수된 아포지와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규모 인수합병(M&A)이 활발한 가운데 빅파마들의 뭉칫돈이 ‘면역질환’ 파이프라인으로 몰렸다. 자가면역질환 및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개발할 핵심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와 애브비가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을 각각 인수했다. 릴리는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제약사로 도약했으며, 애브비 역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로 오랜 기간 글로벌 매출 최상위권을 지켜왔다. 두 기업이 최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선도적으로 축적해 온 혁신 바이오텍을 잇달아 인수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릴리는 약 28억7500만달러(3조8660억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메리다 바이오사이언스(Merida Biosciences)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메리다 바이오사이언스는 자가면역 및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개발에 전문성을 쌓은 바이오텍이다.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성 자가항체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정밀면역 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
이번 딜을 통해 릴리가 확보하게 된 핵심 자산은 그레이브스병과 갑상샘안병증 등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인 ‘MER511’로, 현재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알레르기질환, 천식,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등을 겨냥한 면역글로불린(Ig) E 표적 전임상 후보물질 ‘MER769’도 릴리의 손에 들어왔다.
애브비 역시 109억달러(14조6583억원)에 바이오텍 아포지 테라퓨틱스(Apogee Therapeutics) 인수를 완료했다. 이번 인수로 애브비는 아포지의 아토피피부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염증·면역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애브비가 확보한 핵심 자산은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을 발병시키는 주요 염증 유발 인자인 인터루킨-13(IL-13)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반감기 연장 단클론항체 신약 후보물질 ‘주밀로키바트(APG777)’다. 해당 물질은 2상에서 투약 환자의 3분의 2가 치료 16주차에 의미 있는 피부 병변 개선을 달성하는 효과를 보였다. 반감기를 늘려 기존의 시중 치료제보다 투여 간격을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애브비의 아포지 인수로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PG777 개발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애브비의 예상치 못한 파트너가 되면서다. 아포지는 2025년 3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PG777 원료의약품을 생산·공급을 맡기는 마스터서비스계약(MSA)과 프로젝트별 계약(PSA)을 체결했다. 아포지의 2026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MSA계약 기간은 2035년 2월까지다. 두 회사의 계약에는 APG777이 최종적으로 규제당국 승인을 받으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업화용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면서 면역질환 전문 기업 인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해당 시장이 품고 있는 확장성 때문이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으로 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규정된 질병은 100여 개에 달한다. 국내외 학계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 네스터(Research Nester)가 최근 발표한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1566억달러(약 210조5487억원)로 추계됐으며, 오는 2035년까지 약 2897억달러(약 389조5016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