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아냐” 사장 신고에 3.9억 징수처분 내린 근로복지공단…법원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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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근로자성·재해경위 조작”…법원 “실제 근무 정황 다수”
경찰도 사기·산재보험법 위반 ‘혐의없음’ 불송치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박진희 기자 jinhee12@)

회사 대표이사가 근로자의 산업재해 보험급여 수령이 부정수급이라며 신고하자 근로복지공단이 약 3억9200만원의 부당이득 징수 처분을 내렸지만, 법원이 이를 취소했다.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일한 정황이 확인되고 재해 경위 역시 조작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지난달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단이 A 씨에게 내린 7362만원과 3억1835만원의 부당이득 징수 처분을 모두 취소했다.

A 씨는 태백시 한 광산에서 근무하던 중 2022년 3월 방진망 안전 와이어에 걸려 넘어졌다며 1차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공단은 같은 해 5월 요양을 승인했고, 이후 휴업급여 등 총 1억5944만원의 보험급여가 지급됐다.

A 씨는 같은 해 12월 위 사고와 반복적인 경추 부담 작업 등으로 경추간판장애가 악화됐다며 2차 요양급여를 신청했고, 총 3681만원의 보험급여가 지급됐다.

그러나 2024년 7월 사업장 대표이사가 A 씨의 보험급여 수령이 부정수급이라며 공단에 신고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표는 A 씨가 실제 사업장 근로자가 아닌데도 허위로 보험급여를 청구했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공단은 A 씨가 근로자성과 재해 경위를 조작해 보험급여를 받았다고 판단하고 약 3억9200만원의 부당이득 징수 처분을 내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지급한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공단의 처분을 뒤집고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실제 사업장에서 근무했다는 정황이 다수 확인된다고 봤다. 동료 근로자들과 광산 인근 주민들은 A 씨가 현장에서 일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했고, A 씨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사업장 소속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 가입 자격을 유지했다. 노임대장에도 A 씨의 근무일수와 급여가 기재돼 있었다.

공단이 A 씨를 사기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이 지난해 7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참고인 진술과 노임대장, 4대 보험 가입 서류 등을 토대로 A 씨가 실제 사업장에서 민원 처리와 안전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한 정황이 있다고 본 점을 짚었다.

다만 재판부는 보험급여 산정 기준이 된 월 500만원의 급여가 실제 매달 정기적으로 지급됐거나, 이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부 보험급여가 더 지급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기존 징수 처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처분은 평균임금 산정 오류가 아니라 A 씨가 근로자성과 재해 경위를 조작했다는 것을 이유로 내려졌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설령 원고가 업무상 재해로 지급받은 보험급여 중 일부에 잘못 지급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 중 정당한 부분과 위법한 부분을 구분해 일부만 취소할 수는 없다”며 처분 전부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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