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의 눈] 내년은 건보료 동결, 내후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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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인구정책전문기자
내년도 국민건강보험료가 7.19%로 동결됐다. 그렇다고 낮지는 않다. ‘국민건강보험법’상 보험료 상한선(8%)과 0.81%포인트(p) 차이다. 재정수지를 고려하면 보험료율은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상한에 도달한다. 그때면 보험료율 상한선을 높일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수입구조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관건은 국고지원이다. 건보료가 동결됐던 2024·2025년(2023·2024년 결정)을 제외하고, 매년 이맘때면 건보료 인상 폭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됐다. 재정당국과 전문가들은 재정수지 악화를 이유로 보험료율 현실화를 주장했고, 노동·시민단체들은 보험료율 인상에 앞서 국고지원 정상화를 촉구했다. 건보료에 한정해서 보면 노동·시민단체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14% 안팎에 정체된 국고지원율을 법정 지원율(20%)로 높이는 것만으로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대폭 개선된다. 중장기라면 몰라도 당장 십수년간 보험료율 상한을 높일 필요성이 사라진다.

그런데 국고지원은 성격이 모호하다. 국고지원을 믿고 건보료를 계속 동결할 순 없다.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일몰제’로 5년 단위로 연장된다. 추가 입법이 없다면 내년 말 일몰된다. 국고지원이 지금처럼 시한부로 운영되면 보험료율 불확실성이 커진다. 지금까지 국고지원은 보험료율을 억제하는 역할도 수행했는데, 미래에 정치 상황 등 어떠한 이유로 국고지원이 종료되면 보험료율은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당장 내년 일몰되면 2028년에는 14조~15조원 수준의 국고지원금과 재정수지 적자분을 모두 보험료율 인상으로 조달해야 한다. 이때 필요 보험료율은 법정 상한을 넘는 8.7% 안팎이 된다. 보험료율 인상 충격이 지나치게 커진다. 국고지원이 5년 연장되면 5년 뒤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국고지원은 5년 또 연장될 거다.

결국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종료가 불가능한 제도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그런데도 왜 일몰제일까’다. 이는 일몰제의 유일한 효과에서 유추할 수 있다. ‘명목상’ 시한부 국고지원은 그 자체가 보험료율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 언제든 종료될 수 있기에 국고지원과 무관하게 보험료율을 일정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논리를 제공한다.

그런데 ‘언제든 종료될 수 있으니’라는 전제로 보험료율 인상을 압박하는 건 치졸하다. 차라리 국고지원을 종료하고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게 욕은 먹겠으나 정직한 방식이다. 그게 아니라면 상시화는 필수다. 사회보험으로서 제도의 특수성을 고려해도 국고지원은 필요하다. 건강보험 비용 부담은 소득이 높을수록 커지지만, 혜택은 의료 이용이 많을수록 커진다. 특히 지출과 직결되는 보장 범위·수준 등 혜택은 국정과제와 같은 정치적 배경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이런 제도를 민간보험처럼 보험료만으로 운영한단 건 고소득자와 의료 미이용자에 대한 약탈이다.

국고지원 상시화와 함께 지원율 현실화도 필요하다. 국고지원율은 ‘예상 수입액’의 20%인데, 정부는 국고지원이 도입된 2007년 예산안부터 예상 수입액을 과소 추계하는 방식으로 지원수준을 줄였다. 2010년대 이후에는 기존 추계에 보험료율 인상률만 기계적으로 반영해 예산을 편성했다. 14% 안팎에 정체된 실지원율은 그 결과다. 지지난해에 확정된 수입액에 일정 비율을 곱하는 등의 방식으로 법령에 예상 수입액의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국고지원에 관한 논의가 정리되면 건보료율을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보험료율 인상을 넘어 이제는 건강보험 재원 조달체계 전반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최소한 제도가 비겁해선 안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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