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료값 잇단 인상에 추가 부담 우려…전문가들도 가격 규제 신중론

대체당을 사용한 ‘제로음료’까지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예고되면서 음료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제로음료 판매 비중이 빠르게 커진 상황에서 부담금이 붙을 경우 가격 인상 압력은 물론 신제품 개발과 사업 전략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르면 이날 감미음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첨가당 함량이 100mL당 5g 이상 8g 미만이면 L당 250원, 8g 이상이면 L당 500원의 부담금을 부과하고 5g 미만은 면제하도록 했다. 인공감미료 등 대체당을 사용한 음료에도 L당 최대 50원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대체당 부과 기준은 시행령에서 정한다.
기존 설탕부담금 논의가 첨가당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개정안은 대체당까지 부과 대상을 넓혔다. 김 의원실은 “부담금을 많이 걷겠다는 것이 아니라 음료를 덜 달게 만들도록 유도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제로음료를 핵심 성장축으로 키워온 음료업계는 이번 법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GS25의 탄산음료 매출 중 제로 제품 비중은 2022년 32%에서 지난해 54.5%로 늘었다. 소비자의 저당·저칼로리 선호가 확산하면서 코카콜라음료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업체들도 탄산음료를 넘어 스포츠·에너지음료까지 제로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제로 제품의 외연이 넓어진 만큼 대체당 부담금이 실제 적용될 경우 영향도 특정 품목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탄산음료뿐 아니라 스포츠·에너지음료 등 다양한 제로 제품군의 비용 구조와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정책 목표가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 있는 만큼 제로음료까지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체당까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향후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당뿐만 아니라 설탕세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가격 규제가 저소득층과 청소년·청년층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정란 명지대 교수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330mL당 99원을 부과할 경우 소득 1분위의 부담률은 5분위의 8.4배에 달했다. 19~29세 청년과 12~18세 청소년의 부담도 최저 부담층인 50~64세보다 각각 3.7배, 3.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가격 규제에 앞서 영양성분 표시 강화와 건강교육 등 비가격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며 “기업이 선도하는 제로 음료·저당화 추세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