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보험료 인상⋯은행 주담대도 비상
작년 캣본드 신규 발행 역대 최대

6일 국제통화기금(IMF)의 ‘국가 신용 위험과 자연재해 충격’ 보고서에 따르면 네팔처럼 재정 여력이 부족한 국가는 재난 이후 경제활동 위축으로 세수가 감소하는 동시에 긴급구호와 재건 비용이 늘어 국가부채와 외부 차입 의존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IMF가 2000~2020년 72개 개발도상국을 분석한 결과 자연재해 발생 이후 국채시장에 ‘재난 프리미엄’이 나타났으며, 기후 취약성이 높아질수록 국채 금리 곡선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난 이후 높은 금리로 복구 자금을 빌리고 늘어난 금융 비용 때문에 기후 적응 투자를 줄이면서 다음 재난에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 결과다.
IMF는 “재해 충격이 정부 차입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간과돼 왔다”며 “자연재해 발생은 자본과 재화, 서비스 흐름, 국제수지, 공공재정 등 경제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도국의 평균 국가부채는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4%로 추산됐고 비율은 20년 전 약 22%에서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간 금융에선 홍수와 산불 등 자연재해 손실이 급증하면서 보험사들이 고위험 지역의 보험료를 올리거나 신규 계약을 중단하는 ‘보험 공백’이 확대됐다. 이렇게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면 주택 매매와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그 충격은 고스란히 은행으로 전이된다. 대표적으로 연초 연이은 홍수 피해에 시달리던 영국에선 일선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 내 홍수 위험을 재평가하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최대 주담대 은행인 로이즈뱅킹그룹은 “당사가 보유한 부동산 6채 중 1채는 홍수 위험에 처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유럽에서도 기후위험이 높은 기업과 자산에 더 많은 담보와 높은 대출금리를 요구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보험사와 정부가 재난 위험을 투자자에게 넘기는 캣본드(재해연계채권)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캣본드·보험연계증권 신규 발행액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256억달러(약 35조원)를 기록했다. 200억달러를 넘긴 건 당해가 처음이었다. 시장 잔액도 613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캣본드 발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의 지진과 극한 강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처음으로 캣본드를 발행했다. 재난이 벌어지지 않으면 투자자에게 고수익이 가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재해가 벌어지면 피해국에 빠르게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로베르타 카살리 ADB 재무ㆍ리스크관리 담당 부총재는 “대규모 지진이나 홍수가 발생하면 개발 성과가 수년간 후퇴할 수 있다”며 “이번 채권은 향후 추가 발행의 길을 여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이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참여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