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비중 23%까지 늘어…숙련도·현장 적응 한계
원·하청 처우 격차 해소·근로 환경 개선이 과제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년 치 일감을 확보하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배를 만들 숙련인력 부족이 생산 확대의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들은 늘어난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생산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장기 불황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용접·도장·배관 등의 숙련인력이 대거 현장을 떠났는데 업황 회복 이후에도 신규 인력 유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다.
조선업은 자동화가 지속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선박의 구조와 공정 특성상 상당수 작업에서 숙련된 현장 인력이 필요하다. 같은 인원이라도 숙련도에 따라 작업 속도와 품질에 차이가 커 단순히 근로자 수만 늘리는 것으로는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은 202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재호황에도 2024년 기준 조선업 인력이 2014년 대비 44% 감소했다. 숙련공 비중은 전체 근로자의 28% 정도로 이전보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수주잔고가 실제 건조 물량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숙련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공정 지연이나 추가 비용 발생으로 이어져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부족한 내국인 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일반기능인력(E-7)과 비전문취업(E-9) 비자 등을 통한 외국인력 도입을 지속 확대해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조선업 일반기능인력은 2025년 1만3297명, 비전문취업 인력은 8079명으로 늘었다. 이는 재호황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한 2023년(일반기능인력 1만3297명, 비전문취업 인력 8079명) 대비 약 6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기준으로 조선업 기능직 근로자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에 이른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 조선소 생산현장의 주요 인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외국인력의 양적 확대만으로 숙련인력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은 작업 경험과 숙련도가 생산성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규 외국인 근로자가 일정 수준의 숙련도를 갖추기까지 교육과 시간이 필요하다. 다양한 국적의 근로자가 함께 일하면서 의사소통과 안전교육 등 현장 적응 문제도 풀기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보다 근본적으로는 임금과 복지, 근로 환경 등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업 인력난은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선 2023년을 전후해 꾸준히 제기돼왔다.
수주 증가에 따라 생산인력 부족 가능성이 일찌감치 예상됐음에도 현재까지 인력난이 이어지는 것은 국내 근로자가 조선업으로 돌아오거나 새롭게 진입할 만한 유인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원청과 협력업체 근로자 사이의 임금·복지 등 처우 격차와 고강도 근무환경 등은 청년층의 조선업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향후 수년간 확보한 수주물량이 본격적인 건조 단계에 들어가는 만큼 생산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가 K-조선 호황 지속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인력을 활용해 당장 부족한 일손을 채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선소 자동화 외에도 국내 인력이 조선업을 선택하고 숙련공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결국 임금과 근로 환경 등 처우 개선이 인력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