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가 2020년 마련한 비대면 실명확인 방안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명의도용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나 이상거래 징후가 감지될 경우 실시간 영상통화나 지문·얼굴 인식 등 고보안성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시스템을 정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김광중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재판부는 은행과 금융투자회사들의 이익단체인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가 마련한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의 한계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화상통화와 같이 더 강화된 방법이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을 주목해 전자서명법상 ‘정당한 이유’ 여부를 더 엄격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윤현철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역시 “종전 판례들은 주로 비대면 실명확인방안 의무사항 2가지와 권고사항 등을 제대로 충족됐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이번 판결은 2020년 전자서명법 전부개정 이후 민간 인증서 등에 의한 본인확인만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자동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윤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번복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전망된다"면서 "향후 금융기관은 적어도 얼굴인식 등 영상확인을 필수적인 비대면 확인절차로 규정할 필요가 있고, 영상확인을 거절한 경우 그보다 보안강도가 낮은 수단으로 대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내부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의 경우 "항소심에서는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2020년에 만들어진 정당한 이유가 되는 방안이 2026년에도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번 판결이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의 한계를 명시적으로 지적했고, 그 방안을 이행했다는 것만으로 항상 금융기관의 면책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만큼 판시의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은 2020년에 만든 것이라 태생적 한계가 있다”면서 “관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시간이 흐를수록 진부화될 수 있고, 널리 알려진 방안은 결국 회피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1원 인증 등이 과거에는 충분한 절차로 인정됐더라도 어느 순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법원에 의해 인정될 수 있고, 이번 판결이 그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