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자유냐, 위험 전가냐"…딜레마에 빠진 벤처투자 시장 [연대보증의 덫]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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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보호 공감대…과도한 규제 땐 정상 투자계약 위축 우려
사업 실패 책임은 차단, 고의·중과실 계약 위반은 예외 필요

(뉴시스)

OGQ 사태를 계기로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의 제3자 연대책임을 제한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벤처투자 시장이 '계약의 자유'와 '위험 전가 방지' 사이에서 정책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창업자 개인에게 부담하는 부당한 보증 관행은 뿌리 뽑아야 하지만,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경우 정상적인 투자 계약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정안이 직접적 연대책뿐 아니라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이나 별도 금전지급의무 등 우회 약정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은 일반적인 주주간계약(SHA)의 기능 훼손이다. 실무상 풋옵션은 창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경영상 책임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구제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들 조항 가운데 상당수는 회사의 채무를 보증하는 것과 달리, 창업자가 경영자이자 주요 주주로서 직접 부담하는 의무를 정하는 장치다. 이러한 조항들은 회사의 채무를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가 경영자이자 주요 주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고유 의무다. 만약, 법안이 풋옵션이나 금전지급의무라는 계약 형식 자체를 포괄적으로 규제할 경우, 창업자가 본인의 의무를 위반했을 때 투자자가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 행사마저 막혀 글로벌 투자 스탠다드와 심각한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인수합병(M&A)이나 라이선스 취득을 전제로 한 '조건부 선행투자'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OGQ 사례처럼 전문성을 갖춘 당사자들이 특정 거래의 성사를 전제로 위험을 어떻게 나눌지 사전에 협상해 맺은 개별 약정까지 국가가 일률적으로 제한한다면 시장의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사들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투자를 아예 철회하거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대폭 깎는 등 스타트업 자금줄이 오히려 마르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결국, 입법의 핵심은 계약의 외형이 아닌 '책임을 부과하는 실질적 이유'를 정밀하게 가려내는 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창업자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경기 악화, 기술개발 실패, 단순 기업공개(IPO)·M&A 결렬 등 통상적인 사업 위험을 창업자 개인이 물어내게 하는 약정은 철저히 무효화해야 한다. 반면, 투자금의 사용 용도를 위반하거나 진술·보장을 허위로 한 경우 등 창업자 본인이 고의나 중과실로 중대한 계약을 위반하면 합리적인 계약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예외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업계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이번 입법의 목적은 창업자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사업 실패 위험과 창업자 개인의 잘못을 명확히 분리하는 데 있다"며 "강행규정으로 모든 사적 장치를 묶기보다는 법률상 금지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고, 금융당국의 표준계약서 제정과 감독 가이드라인 정비를 병행하는 것이 시장 왜곡을 막는 현실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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