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전체 경쟁률 1대 1 미만도 43곳…절반 넘어
공급 69% 급증·거래 회복 더뎌…분양가도 부담

올해 지방에서 분양한 민영아파트 10곳 중 7곳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전체 경쟁률이 1대 1을 밑돈 곳도 절반을 넘었다. 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지만 집을 사려는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18일 본지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민영아파트 청약 단지 83곳 가운데 58곳(69.9%)에서 2순위 후에도 한 개 이상의 미달 주택형이 남았다. 모든 주택형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운 단지는 25곳에 그쳤다. 집계는 모집공고일 기준이며 조합원 취소분은 제외했다. 특히 주택형을 구분하지 않고 단지 전체의 접수 결과를 합산했을 때 경쟁률이 1대 1을 밑돈 단지도 43곳(51.8%)으로 절반을 넘었다.
지역별로는 부산에서 17곳 중 15곳이 미달됐다. 충남은 16곳 가운데 11곳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미달 물량은 충남이 4111가구로 가장 많았고 부산이 3009가구로 뒤를 이었다.
미달이 두드러진 단지들의 경쟁률도 1대 1을 크게 밑돌았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엘가 로제비앙’은 991가구 모집에 76건만 접수돼 경쟁률이 0.08대 1에 그쳤다. 충남에서는 ‘아산테크노밸리 더원 7차’와 ‘천안 동일하이빌 파크레인’이 각각 0.02대 1과 0.04대 1을 기록했다.
울산과 전남, 제주에서는 조사 대상 단지 모두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울산은 3곳에서 519가구, 전남은 4곳에서 759가구, 제주는 5곳에서 448가구가 미달됐다. 4월 울산 ‘울산신복역 비스타 메트로’의 경쟁률은 0.29대 1, 전남 ‘소제지구 A3블록 중흥S-클래스 우미린’은 0.57대 1로 집계됐다.

새 아파트 분양은 크게 늘었지만 지방 주택시장의 거래가 그만큼 살아나지 않은 점이 청약 부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의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방 공동주택 분양 승인 물량은 4만56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반면 상반기 지방 주택 매매거래량은 18만4642건으로 최근 5년 상반기 평균보다 4% 적었다. 분양은 크게 늘었는데 집을 사려는 움직임은 예년만 못한 상황이 청약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수요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분양가 부담도 커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5대 광역시·세종의 최근 1년간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709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24.6% 상승했다. 기존 주택과 미분양 아파트가 선택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규 아파트 가격까지 오르면서 청약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신규 청약 부진과 기존 미분양 적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말 지방 미분양 주택은 4만8694가구로 한 달 전보다 2056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증가분 2225가구의 92.4%가 지방에서 발생했다. 공사를 마치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도 2만5091가구로 전국 물량의 84.2%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청약 미달이 두드러진 부산과 충남은 기존 미분양 물량도 지방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6월 말 충남 미분양은 8894가구, 부산은 8071가구다. 기존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청약까지 부진하면서 두 지역의 물량 소진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은 이미 미분양이 적체된 데다 신규 분양을 소화할 주택 수요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청약 미달 물량이 무순위·선착순 계약 단계로 넘어가 기존 미분양 단지와 한정된 수요를 놓고 경쟁하게 되면 미분양이 많이 쌓인 지역은 물량 소진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