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조 요구 몰린 5차 국가철도망…향후 10년 철도 투자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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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건의사업 600조…노선 반영 경쟁
다음 달 공청회 거쳐 이르면 11월 윤곽
지역균형 기조 속 수도권 GTX·지방 x-TX 확충

▲서울 구로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구로차량기지에 전동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향후 10년간 국가 철도 투자의 방향을 결정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이르면 11월 윤곽을 드러낸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건의한 사업비가 600조원을 넘는 가운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충과 지방권광역급행철도(x-TX) 등 비수도권 확대가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철도망 구축의 기본 방향과 노선 확충계획, 재원 조달방안 등을 담는 중장기 법정계획이다. 국토부는 현재 후보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과 종합평가(AHP)를 진행하면서 재정당국과 전체 투자 규모를 협의하고 있다. 다음 달 공청회와 관계기관 협의, 철도산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11월 중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의 최대 변수는 한정된 재원을 수도권과 지방에 어떻게 배분하느냐다. 전국 지방정부가 반영을 요청한 철도사업의 총사업비는 600조원을 넘어선다. 모든 사업을 담기 어려운 만큼 경제성과 정책성, 기존 철도망과의 연계 효과 등을 토대로 강도 높은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하다.

직전 제4차 계획의 전체 투자 규모는 119조8000억원이었다. 신규사업은 수도권 18개, 비수도권 23개, 전국 단위 3개 등 44개로 투자액은 58조8000억원이었다. 비수도권 신규 광역철도는 제3차 계획의 1개에서 11개로 늘었다. 지방 대도시권을 철도로 연결해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겠다는 구상이 반영된 결과다.

5차 계획에서는 이 같은 방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5대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한 ‘5극3특’을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극 3특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철도사업의 투자 비율을 적극 확대하겠다”며 “GTX 등 수도권의 시급한 핵심사업에도 필요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GTX-D·E·F 등 이른바 2기 GTX다. 이 가운데 GTX-D는 제5차 계획에서 검토되는 신규 GTX 가운데 상대적으로 앞선 사업으로 꼽힌다. 김포 장기에서 인천 검단을 거쳐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잇는 21㎞ 구간은 이미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라는 이름으로 제4차 계획에 반영돼 지난해 7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제5차 계획에서는 이를 인천공항과 서울 강남권, 팔당·원주 방향으로 연결·확장하는 GTX-D 전체 노선의 반영 여부가 검토된다.

GTX-E와 F는 2023년 말 GTX 확충 기획연구를 마친 뒤 제5차 계획 반영을 검토해 왔다. 정부는 2024년 D·E·F 전체 노선을 계획에 담고 단계별로 추진한다는 구상을 발표했지만 세 노선을 모두 신규사업으로 확정할지는 공개할지도 주목된다.

비수도권에서는 x-TX 확충이 제5차 계획의 주요 축으로 꼽힌다. 국토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x-TX를 초광역권의 핵심 교통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충청권 CTX와 대구~경북 광역철도가 제4차 계획에 반영돼 후속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부·울·경과 호남권 등에서 신규 x-TX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개별 후보 가운데서는 강원도가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춘천~원주 철도가 주목된다. 제3·4차 계획에서 추가검토사업에 머문 노선으로 춘천과 원주를 연결해 강원 내륙 순환철도망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에서 신규사업으로 격상될지가 관건이다.

사업 선정 과정에서는 경제성과 함께 정책 효과와 지역균형발전 필요성이 검토된다. 지방 노선은 현재 이용 수요만으로 평가하면 불리할 수 있지만 여러 도시와 산업거점을 연결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도권 사업 역시 기존 철도망과의 중복 여부와 사업비 부담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5차 계획의 성패가 수도권과 지방에 몇 개씩 노선을 배분하느냐보다 한정된 재원을 실제 이동 수요와 철도망 연결 효과가 큰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요한 것은 철도를 어디에 놓을 것인가가 아니라 철도를 통해 어떤 국토 공간구조를 만들 것인가”라며 “철도망은 단순히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교통사업이 아닌 산업정책의 뼈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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