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중국산 맹공에…빗장 풀어준 韓 세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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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호 산업부 기자
"정부 차원에서 중국차에 대한 견제를 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업계가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 전기차 완성차를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신 2차전지와 고성능 양극재 등 핵심 부품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부품에 대한 세제 혜택이 완성차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배터리 업체 등이 세액공제를 받더라도 납품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완성차 가격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개별소비세 감면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돼 2029년 폐지될 예정이다. 국내 생산 전기차에 대한 별도 지원은 빠지고 기존 구매 혜택마저 줄어드는 셈이다.

그 사이 중국산 전기차는 빠르게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19만8608대 가운데 중국 생산 차량은 6만9513대로 35%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178.7% 급증했다. 중국에서 모델 Y와 모델 3을 생산하는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서 1만23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의 33.05%를 차지했다. 중국 BYD 역시 올해 상반기 1만167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4위까지 올라섰다.

자동차 강국 독일의 흔들림은 우리에게 경고가 될 만하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 주요 업체들이 비용 절감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고전한 결과다. 한때 중국 자동차가 독일 완성차를 위협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의 경쟁 공식은 달라졌다. 중국 업체들은 배터리 공급망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었다. '자동차 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미래의 경쟁력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독일이 보여주고 있다.

각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주요국은 보조금과 세제 혜택, 투자 지원 등을 통해 자국 내 전기차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유도하고 있다. 일자리와 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해서다. 정부 역시 통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국내 생산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일 정책적 수단까지 포기해서는 곤란하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과 소재 등 수많은 기업과 일자리가 연결된 산업이다.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상황에서 완성차는 제외하고 부품만 지원하는 정책이 충분한지 되물을 때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흔들림을 남의 일로 바라볼 여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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