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SUV 확대 '맞불'

중국 자동차의 ‘수출 공세’가 중남미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내수 부진과 과잉 생산능력에 직면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는 비야디(BYD)가 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은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거점까지 빠르게 늘리며 현대차·기아의 핵심 성장시장으로 파고들고 있다.
17일 중국자동차유통협회가 발표한 ‘8월 전국 승용차 시장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승용차의 자국 내 소매판매량은 155만4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23.7%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89만4000대로 77.5% 급증했다. 중국 내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어난 상황에서 내수 수요가 위축되자 남는 생산물량을 해외 시장에서 소화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세가 가장 거센 곳 중 하나가 중남미다. 특히 연간 자동차 수요가 250만 대에 달하는 세계 6위 시장 브라질에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브라질 전국자동차유통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승용차 신규등록은 현대차가 20만583대로 4위, BYD가 11만1683대로 7위였다. 하지만 올해 1~8월에는 BYD가 14만6475대로 4위까지 올라선 반면 현대차는 12만6917대로 5위로 내려앉았다. BYD는 불과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등록대수를 넘어섰다. CAOA체리와 GWM, 지리, GAC, 립모터 등 다른 중국계 브랜드도 판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전략은 단순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 진화하고 있다. 관세와 물류비 부담을 낮추고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까지 확보하며 시장을 장기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BYD는 2023년 포드가 철수한 브라질 카마사리 공장 부지를 인수한 뒤 지난해 10월 새 공장을 준공해 생산에 들어갔다. 지리자동차도 르노와 손잡고 브라질에서 첫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르노 생산시설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5 EM-i를 생산하고 순수전기 해치백 EX2도 12월부터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GWM도 브라질에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현대차·기아도 중남미를 핵심 성장시장으로 삼고 맞대응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중남미 소매판매는 16만2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 기아도 약 8만4000대로 21% 늘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주요 권역 가운데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HB20과 크레타, i20 등 현지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현지 연료 환경에 맞춰 에탄올 또는 메탄올과 휘발유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하는 혼합연료차량(FFV·Flexible Fuel Vehicle)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적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소형 전기차 현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기아는 멕시코 공장에서 K3와 K4 등을 생산해 중남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