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은 첫걸음, 산은·기은은 실전 활용⋯국책은행 AI 전환 속도차 [국책은행 AI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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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AI에 약 170억 투입⋯인프라 구축 시작
산업은행, 판단 보조에 집중⋯번역·공시 분석 등
기업은행은 영업점·불완전판매 탐지까지 활용 확산

수출입은행이 3대 국책은행 전체 AI 예산의 77%를 차지했으나, 자체 생성형 AI 구축 속도는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이미 자체 플랫폼을 현업 전반에 적용해 실적을 쌓는 사이 수출입은행은 뒤늦게 시스템 구축에 나선 모양새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이 공시한 2026년 AI 예산은 총 220억7755만원, 전문 인력은 66명으로 집계됐다. AI 활용 현황 공시는 올해 처음 신설됐다.

은행별 예산은 수출입은행이 169억8150만원으로 전체의 76.9%를 차지했다. 기업은행은 26억5000만원, 산업은행은 24억4605만원이었다. 두 은행의 예산을 합친 것보다 수출입은행의 예산이 3배 이상 많았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이전부터 별도 사업 예산으로 AI를 지원해왔으나, 수출입은행은 올해 본격적으로 예금을 대거 편성했다.

AI 인력은 산업은행이 35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은행 25명, 수출입은행 6명 순이었다. 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보다 예산이 7배 가까이 많았지만 인력은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인력 1명당 예산으로 환산하면 수출입은행 약 28억3000만원, 기업은행 약 1억600만원, 산업은행 약 7000만원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의 예산이 압도적인 까닭은 타 국책은행에 비해 AI 내재화 속도가 늦어 대형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인 영향이다. 수출입은행은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인 ‘KEXIM AI’에 120억2000만원, 지능형 워크스페이스에 49억6000만원을 배정했다. KEXIM AI는 2027년 7월, 지능형 워크스페이스는 2027년 6월 완료가 목표다.

반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이미 자체 생성형 AI를 현업에 도입해 활용 중이다. 산업은행은 2025년 2월 내부망 AI ‘KDB GPT’를 가동했다. 기업은행 역시 같은 해 ‘IBK GenAI’를 전행에 구축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쓰는 AI’ 단계라면 수출입은행은 ‘만드는 AI’ 단계인 셈이다.

산업은행은 기업 재무분석과 거래기업 뉴스 감시 등 전문 업무의 판단 보조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재무분석 AI 에이전트가 승인신청서 초안을 제시하고, AI 뉴스분석을 통해 중요 뉴스 4만1158건 중 6023건의 알림을 전달했다.

기업은행은 영업점과 고객상담, 금융사기 예방 등 전방위로 AI를 적용해 활용도에서 앞서고 있다. 732개 부점 직원 9255명이 연간 24만3000건을 이용했다. AI 음성봇은 연간 아웃바운드 업무 148만건 중 69만건을 처리했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각 은행 업무 특성에 맞게 AI 전환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금융 전문성이 강한 산업은행은 내부업무 고도화에, 중소기업·영업점 고객 접점이 넓은 기은의 사업 구조가 AI 활용 방식에도 반영된 모습이다.

AI 후발주자인 수출입은행은 인프라와 데이터, 업무환경을 한꺼번에 바꾸는 압축 성장을 택했다. △데이터, AI 기반의 업무방식 전환 △AI 친화적 디지털 인프라 구축 △고객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 확장 △지속가능 혁신을 주요 방향성을 삼았다. 산업은행, 기업은행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1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실제 여신심사 단축과 정책금융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관행적인 형식주의와 불필요한 행정업무 등 ‘가짜 일’을 걷어내고 여신심사 및 정책금융 지원 등 국책은행 본연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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