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노소영에 9440억 ‘현금’으로 줘야…法 “SK주가 큰 폭 상승 고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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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SK 주식 가치 증대에 노소영 가사·양육 기여 인정”
SK 주가 기준은 2024년 4월, 항소심 변론종결일
최태원 측 “많은 분께 심려 끼쳐 송구”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 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 지원은 기여도 산정에서 제외하면서도, 항소심 변론종결 이후 SK 주가가 크게 상승한 점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낸 재산분할 청구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파기환송심의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 △SK 주가 기준 시점 △재산분할 방법 등이었다.

우선 법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혼인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의 가치가 크게 증대됐고, 이에는 노 관장의 가사 및 양육, SK그룹에 관한 대외적 활동이 기여한다“고 했다.

또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은 혼인 기간 중 최 회장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가 그 형성이나 가치의 유지 및 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SK 주가 산정 기준은 2024년 4월 ‘항소심 변론종결일’이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재판상 이혼이 확정된 이후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파기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식은 자본적 성격의 자산으로 가액 변동성이 크고 환송 후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언제로 하는지에 따라 부부공동재산의 가액이 상당히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주식은 언제든지 환가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재판상 이혼 확정 이후 주식의 처분 여부 등에 따른 수익이나 손해를 혼인 관계가 해소된 부부 쌍방에게 분담하지 않으면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청산·분배라는 재산분할제도 목적에 현저히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사정은 재산분할비율의 산정에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 DB)

법원은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은 3분의 2, 노 관장은 3분의 1로 정했다. 혼인 당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보유 자산, 부부공동재산의 취득 경위, 부부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대한 양측의 기여 정도, 혼인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재판부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은 재산분할 기여도 산정에서 제외했다.

법원은 최 회장에게 ‘현금’으로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 보유 주식은 최 회장이 경영하는 회사에 대한 경영권 내지 지배권의 근거가 되는 측면이 있다”며 “9440억원 및 이에 대한 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선고 직후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입장문을 통해 “최 회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하여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판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이날 ‘재산분할 결과 어떻게 봤냐‘, ‘노 관장 입장 따로 있냐’ 등 취재진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1심과 2심, 대법원을 거치며 재산분할 규모가 크게 달라졌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은 2024년 5월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SK 지분을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며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항소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선경(SK)그룹의 종잣돈이 돼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전체 공동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보고, 노 관장 몫을 35%로 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비자금 존재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지만 비자금이 실제로 SK에 전달됐더라도 불법 자금이므로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봤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 존재를 공개했고,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결렬됐다. 2018년 2월 정식 소송에 들어갔고,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맞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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