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 시대 다음은 ‘타우’…알츠하이머 치료제 경쟁 2막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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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치매 치료제 임상서 ARIA 확인 안돼
아밀로이드베타 중심 치료제 시장서 새 타깃
다양한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제 개발 가능성

▲(사진=AI 생성)

지금까지는 뇌 속 아밀로이드베타(Aβ)를 제거하는 치료제가 개발을 주도했지만 최근 타우(Tau)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치료제가 처음으로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타우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 국내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과 아이오니스는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대회(AAIC 2026)에서 타우 ASO(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 ‘디라너센(Diranersen)’의 임상 2상 세부 결과를 발표했다. 저용량(60mg) 투여군은 위약 대비 인지기능 평가 지표인 CDR-SB를 약 26% 개선했으며 뇌 내 타우 응집(Tau tangle) 감소와 임상적 효능을 동시에 확인했다. 회사는 해당 용량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번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타우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가 실제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을 보여준 첫 사례라는 점이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와 일라이릴리의 ‘키순라’ 등 Aβ 제거 치료제가 이끌어왔다. 반면 타우 치료제는 항체 기반 접근법이 잇따라 임상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디라너센은 기존 항체와 달리 ASO를 활용해 타우 단백질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세포 밖 타우뿐 아니라 세포 안 타우까지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타우 감소와 인지기능 개선의 연관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근거라고 평가했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안전성도 관심을 끌었다. 레켐비와 키순라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부작용으로 자기공명영상(MRI)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ARIA 부작용은 뇌혈관에 침착된 아밀로이드베타에 항체가 결합해 생기는 부작용으로 ARIA가 발생하면 항체 치료를 중단하거나 투여량을 줄인다. 반면 디라너센은 이번 임상에서 ARIA가 확인되지 않았다. APOE4 유전자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유사한 효능을 보였고, 연 2회 투여 일정에도 높은 투약 유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연구 방향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타우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체뿐 아니라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효소 단백질 등 다양한 치료 물질로 플랫폼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공개했고 타우도 활용해 연구 중이다. 회사가 보유한 BBB 플랫폼이 타우의 뇌 전달 효율을 높이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델은 병적 타우 단백질의 아세틸화를 조절하는 방식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단순히 타우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병적 타우의 축적과 독성을 억제하는 접근법이다.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결과가 특정 후보물질의 성과를 넘어 알츠하이머 치료 전략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Aβ 중심이었던 개발 경쟁에 타우가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 방향도 한층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아밀로이드 항체가 임상에서 확인된 효과는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수준이고 ARIA와 같은 부작용도 한계로 지적돼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타우는 아밀로이드보다 질환이 진행된 단계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신경세포와 시냅스 손상에도 밀접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타우를 직접 조절하면 다양한 단계의 알츠하이머 환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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