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2.7조 ‘빅딜’…비만약 시대 겨냥 펩타이드 CDMO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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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펩타이드 CDMO 기업 인수
펩타이드 의약품 급증에 따른 대응
포트폴리오 확대‧성장 동력 확보
생산 거점, 총 6개국 8곳으로 확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비만·당뇨 치료제를 중심으로 펩타이드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 사업에서 차세대 모달리티까지 영역을 넓히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약 2조7000억원(14억6000만 스위스프랑)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주주 지분 인수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100% 확보를 추진하며 올해 12월 말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됐다.

이번 인수의 배경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면서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5년 최대 1500억 달러(약 2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적응증 역시 비만을 넘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지방간질환 등으로 확대되면서 펩타이드 생산 역량 확보가 글로벌 CDMO 기업들의 새로운 경쟁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성장에 따라 전문 CDMO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합성 과정이 복잡하고 공정 제어와 품질관리가 까다로워 자체 생산보다 전문 기업에 위탁하는 사례가 많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이 2026년 55억2000만달러(약 8조원)에서 연평균 20.3% 성장해 2035년 291억4000만달러(약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하는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사업부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지금까지 1000건 이상의 펩타이드 치료제 개발·생산 경험을 축적했으며 초기 공정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수행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End-to-End)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스위스 바르 본사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 인도 등 5개국에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1500명의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펩타이드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유기용매를 크게 줄이는 제조 기술도 확보해 생산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로 생산시설과 기술, 전문 인력뿐 아니라 폴리펩타이드가 수행 중인 CDMO 계약도 함께 승계한다. 인수 직후부터 기존 고객 기반과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회사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생산능력·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으로 구성된 3대 성장축 확대 전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송도 1~5공장과 미국 록빌 공장을 통해 총 84만5000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에 6‧7‧8 공장을 건설해 총 138만5000리터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유럽과 미국, 인도 생산 거점까지 확보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도 강화됐다.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항체의약품과 펩타이드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 분야의 대규모 생산과 글로벌 규제 대응 경험을, 폴리펩타이드는 펩타이드 공정 기술과 고객 기반을 각각 보유하고 있어 교차 수주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하나의 CDMO를 통해 여러 모달리티 생산을 맡길 수 있어 공급망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을 모두 강화하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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