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 프리미엄 차·웰니스 콘셉트로 강남 매장 대기 행렬
저가 이미지 벗고 품질·디자인·SNS 경쟁력으로 한국 공략

16일 오후 4시 미니소 홍대점에서 만난 김아영(가명·18세) 씨는 “첫 이미지는 눈에 띄지 않는 퀄리티에 단순한 생활용품을 파는 곳이라 방문할 생각도 잘 않던 곳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니소와 협업한 캐릭터 ‘치이카와’를 좋아해 굿즈를 보러 온 그는 “콘셉트 전환 후 품질도 좋아지고, SNS 노출도 더 잘되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국 브랜드(C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 인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저가·저품질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트렌디한 디자인과 높아진 품질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미니소는 저가 생활용품 중심의 가성비 잡화점였으나, 2021년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후 3년 만인 2024년 12월 ‘미니소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IP 협업·체험형 매장 중심의 리테일 브랜드로 거듭 났다.
이미 미니소는 치이카와·산리오·디즈니 등 인기 캐릭터 IP 덕분에 국내 1030세대 사이 ‘굿즈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미니소 홍대점 관계자는 “사업 방향성을 전환한 이후 작년 대비 방문객이 더 늘었다”며 “주로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들을 찾으러 온1030대 고객이 많고 가족 단위 방문객도 종종 보인다. 홍대 특성상 외국인 방문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매장에서 마주친 한국인 소비자 대부분이 치이카와 상품을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한 미국인 여행객도 “지나가다 들렀다”며 “중국 브랜드로 알고 있었는데 IP 굿즈 등이 귀엽기도 하고 블라인드 박스 같은 상품이 재밌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오께 찾은 강남역 ‘차지(CHAGEE)’ 매장 앞 긴 대기줄도 C브랜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2017년 중국 윈난에서 출발한 글로벌 모던 티 브랜드 차지는 올해 4월 한국 시장에 진출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남 플래그십 첫 매장을 비롯해 용산 아이파크몰점, 신촌점 등 3개 매장 동시에 오픈한 뒤 빠르게 매장을 확장 중이다.
이날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매장 안 계산대에서부터 문밖으로 수십명이 대기줄을 만들고 있었다. 매장 안쪽에선 시향 공간에서 찻잎 향을 맡는 고객은 물론 음료컵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한국 진출 후 약 3개월이 지났음에도 매장 대기 시간은 여전히 20~30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지의 국내 흥행 포인트 역시 미니소처럼 뛰어난 품질을 앞세워 기존 중국산 특유의 ‘저가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는 점이다. 차지는 중국 전통 차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로, 국내에선 일명 ‘장원영 밀크티’로 입소문을 탔다. 진짜 찻잎과 생우유를 사용하고 트랜스지방과 크리머를 배제하는 등 웰니스 콘셉트가 핵심이다. 메뉴판에 영양성분과 혈당지수(GI)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한 점도 건강을 중시하는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차지 강남점에서 만난 이도영(36·서울 강남구) 씨는 “지인 추천으로 방문했는데, 매장 구조가 독특하고 무엇보다 맛이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 브랜드인 것도 알고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느끼지만, 품질이 좋아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며 “이제 C브랜드를 단순히 싼 맛에 이용한다는 것은 옛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중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직장인 류선형(34·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매장 외관만 봐서는 중국 브랜드인지 전혀 몰랐다. 예전의 저가 가성비 위주인 중국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활발한 SNS 바이럴 마케팅도 차지의 초기 흥행의 일등 공신이다. 이승은(30·서울 관악구)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워낙 유명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이 언급해 꼭 와보고 싶었다”며 “지난번에는 대기가 3시간이라 포기했는데 이제는 20분 정도 기다리면 살 수 있어서 맛만 있다면 계속 재방문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