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 빚투 수렁 빠진 이유는 [세계는 지금 빚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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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FOMO에 빚투 확산
상반기 美서 1조달러 ETF에 유입
낮아진 진입장벽도 위험 선호심리↑
저금리 기억·모바일 투자 확산도 영향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7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주시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가 ‘빚투(빚을 내 투자)’하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숨어있다. 특정 산업이 붐을 일으킨 경우부터 남들에 뒤처질까 두려운 심리, 어느 때보다 쉬워진 투자법 등이 글로벌 투자자들을 빚투 수렁에 빠지게 한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는 AI 붐이 있다. 오픈AI의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붐은 이제 AI 데이터센터, 메모리 칩 등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AI 거품론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업들이 AI 투자 속도를 높일수록 투자자들도 따라가는 형국이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I 관련 기업들의 대출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요 은행에서 더 큰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새 방법을 모색했다. 특히 빅테크들이 더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내 막대한 부채를 방지하고자 달러 외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는 사례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닷컴과 알파벳은 최근 1년 새 여러 통화로 6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달러를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들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모건스탠리는 올해 AI 관련 글로벌 채권 발행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해 약 5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AI 기업들의 이런 공격적인 자금 조달은 시장의 성장 기대를 더욱 키우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를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승장 추격 심리(FOMO)도 빚투를 늘렸다. 대표 사례로 마벨테크놀로지 주가 급등이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1조 달러 기업으로 지목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하루 만에 33% 급등하면서 일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시 시장에선 AI 투자 랠리에 동참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뒤늦게 올라타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 인터뷰에서 “마치 크루즈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 근처를 지날 때처럼 모두가 배 한 쪽으로 몰렸다가 배가 방향을 바꾸면 다시 반대로 몰리는 것과 같다”며 “큰 게 올 때 누구도 뒤처지고 싶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의 대중화도 빼놓을 수 없다.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상반기에만 미국에 상장된 ETF에 1조 달러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대로라면 올해 ETF 유입액은 2조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규모인 1조5000억 달러를 가볍게 웃도는 수준이다. 매슈 바톨리니 스테이트스트리트투자운용 글로벌 리서치 전략책임자는 “많은 투자자가 하반기에 앞서 위험 선호포지션을 보인다”며 “특히 미국 주식에 집중투자하는 ETF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글로벌 주식 시장이 미국 주식 시장을 앞질렀고 특히 ETF 투자자들은 단일 국가 펀드 부문에서 한국과 일본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추세에 ETF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선 4월 라운드힐 메모리 ETF가 출시됐다. 이는 전 세계 상장된 메모리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운용펀드다. 사실상 D램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상품이다. 아니켓 울랄 CFRA리서치 ETF리서치 책임자는 “해당 상품은 올해 출시된 상품 가운데 대성공”이라고 평했다.

그 밖에도 모바일 투자 확대와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경험이 낳은 투자 욕심, 레버리지 상품 다양화 등이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하려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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