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생산량 85% 차지
폐스크랩 시장까지 공략
미국도 국내·외 공급망 재편 박차

세계적인 희토류·핵심광물 공급망 전문가인 잭 리프턴 핵심광물연구소(CMI) 공동의장은 9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텅스텐의 중요성은 반도체 산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훨씬 더 근본적인 금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텅스텐은 토목·에너지 생산·광업·제조업 전반을 떠받치는 핵심 소재”라며 “텅스텐 공급 차질의 영향이 반도체 산업에만 국한되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중국 밖에서 텅스텐을 구할 수 없게 된다면 서방 제조업은 물론 광업과 석유·가스 생산까지 모두 멈추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텅스텐은 전쟁 금속이자 기술 금속으로 불린다. 전투기와 철갑탄, 벙커버스터, 미사일 방어체계 등 첨단 무기뿐 아니라 반도체 공정, 배터리, 스마트폰에도 쓰인다. 아울러 텅스텐 카바이드는 금속 절삭 공구와 광산·석유·가스 개발 장비의 핵심 소재로 사용돼 제조업과 자원개발 산업 전반을 지탱한다. 대체재도 사실상 없다.
전 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약 85%를 차지하는 중국은 지난해 대대적인 텅스텐 수출통제로 가격 급등을 초래한 데 이어 카자흐스탄 보구티 광산 채굴권까지 확보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텅스텐 가격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 기준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 가격은 올 들어 세 배 이상 폭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미국 내 폐스크랩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등 텅스텐 공급망을 좌우하고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초 중국 업체들이 미국 내 스크랩 야적장을 돌며 텅스텐 스크랩을 확보하기 위해 통상 가격의 최대 5배를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공급망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정밀타격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대량 소모하면서 텅스텐 확보가 국가안보 과제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월 120억달러(약 18조원)규모의 핵심 광물 비축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자국 내 광산 프로젝트에 재정 지원을 제공했다. 아울러 한국 상동광산 재가동과 카자흐스탄 대형 광산 개발을 축으로 비(非)중국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텅스텐 확보 경쟁이 심화하더라도 결국 산업 경쟁력의 승패는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이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칩워’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앞으로 핵심 광물을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AI와 첨단 반도체”라며 “1조달러 규모의 반도체 기업은 있지만 1000억 달러 규모의 핵심 광물 기업은 없다. 광물은 원자재지만 반도체는 핵심 기술”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