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발행 비중 조정 필요…3분기까지 약세 압력 이어질 가능성”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 등 초장기 금리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기대와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채권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초장기 구간은 보험사 수요 약화와 공급 부담, 해외 장기금리 상승까지 겹치며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초장기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평가와 함께 당분간 약세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오전 한때 4.5%를 돌파했다. 전날에는 4.460%를 기록하며 1일 기록했던 종전 역대 최고치(4.438%)를 넘어선 바 있다. 전날 국고채 50년물 금리도 4.351%로 2022년 10월21일 기록한 기존 최고치(4.348%)를 웃돌았다.
금리 레벨 상승과 함께 초장기 커브(수익률곡선)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그동안 역전 상태를 이어왔던 30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지난달 초부터 플러스(+)로 돌아섰고, 30년물과 20년물, 50년물과 10년물 금리차도 지난달 하순 이후 잇달아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보험사들의 듀레이션 갭이 상당 부분 축소된 데다 금융당국이 최종유동성시점(LLP) 확대 적용 기간을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늘리면서 초장기채 매입 필요성이 낮아졌다. 생명보험 성장 둔화와 본드포워드 거래 확대도 현물채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급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로 2024년 157조7000억원에 그쳤던 국고채 발행 물량이 지난해 226조2000억원에 이어 올해 225조7000억원(계획물량)에 달하는 등 대규모 국고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초장기물(20년·30년·50년물) 비중도 지난해 40±5%(실적 38.6%)에서 올해 35±5%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30년물 발행은 최근 2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급 부담을 키웠다. 실제 2024년 47조6261억원에 그쳤던 30년물 발행 물량은 지난해 71조361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6월말까지 31조8400억원(7월9일 현재까지 35조2760억원)이 발행됐다.
대외 변수도 초장기물에는 불리하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서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 장기국채 공급 증가 등으로 기간프리미엄이 재평가되면서 초장기물 금리가 급등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30년물은 그동안 시장 수급보다는 특정 기관 수요에 의해 움직이는 비시장금리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장성 금리로 바뀌는 과정”이라며 “대내적으로는 발행물량 증가, 대외적으로는 일본 30년물 금리 급등에 따른 수급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대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정부도 국고채 발행 계획을 세울 때 초장기 구간 수급을 이전보다 더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 수요와 본드포워드 수요가 모두 약해지면서 일부에서는 손절 물량까지 나오고 있다”며 “초장기채 발행 비중이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요 회복 신호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결국 발행 측면에서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반도체와 AI 투자 확대에 따른 성장 기대도 장기금리에는 우호적이지 않다. 3분기 중 금리 고점 형성 전망은 유지하지만 초장기 구간 약세 압력은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