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점유율 75%→57.2%로 하락

테슬라와 비야디(BYD), 지커 등 중국산 전기차의 안방 시장 공략이 거세지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차량이 판매를 빠르게 늘리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계에서는 생산 기반과 공급망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한국판 IRA(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6월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5만61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BYD는 1만1675대를 판매하며 807.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성장세는 주춤했다. 현대자동차의 국내 판매는 상반기 누적 기준 31만67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기아는 29만5779대로 7.0% 증가에 그쳤다. 절대 판매량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중국계 브랜드의 확장 속도가 가파르다는 평가다.
실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산 차량의 점유율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75.0%에서 57.2%로 낮아졌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 Y를 앞세워 5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는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급 직후 차량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음에도 대규모 채용을 단행하며 영업과 서비스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BYD는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후에도 보조금 수준에 상응하는 자체 할인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최근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씨라이언 6 DM-i'를 3750만원대에 출시해 전반적인 라인업을 확장했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커는 국내 진출 한 달 만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 사전 예약 1000대를 돌파했으며 하반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중국산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신차 출시와 서비스망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 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 확산이 국내 생산과 투자, 부품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YD가 국내 시장에 안착한 데 이어 지커도 프리미엄 전략으로 진출하면서 중국차에 대한 품질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며 "BYD가 3700만원대 PHEV를 출시하면서 현대차·기아의 핵심 수익원인 하이브리드 시장까지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큰 품질 문제가 없다면 중국 브랜드의 판매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경쟁력 확보 지원 사례를 참고해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생산과 투자, 공급망을 함께 지원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