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카로스 임상 성과·앱클론 글로벌 협력 확대 등 긍정적 신호 계속 보고

국내 첫 자체 개발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인 큐로셀의 ‘림카토주’가 올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국내 CAR-T 산업이 연구개발(R&D) 중심에서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다. 첫 국산 CAR-T 탄생을 계기로 후속 개발 기업들도 임상시험과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며 차세대 치료제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인식하는 유전자를 삽입한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맞춤형 세포치료제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해외 제품 중심의 시장이 형성돼 왔다.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큐로셀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림카토주가 허가를 받으면서 국산 CAR-T 상용화 시대가 열렸다. 업계에서는 국산 제품 출시를 계기로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 높아지고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카로스는 임상 성과를 앞세워 후속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6일 열린 한국면역세포유전자치료학회에서 CD19 표적 CAR-T 치료제 ‘TC011’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투여 기준을 충족한 환자 전원에서 투여 4주 시점 완전관해(CR)가 확인됐다. CAR-T 치료제의 대표적인 중증 이상반응인 면역효과세포연관 신경독성(ICANS)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TC011은 재발·불응성 B세포 혈액암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CAR-T 치료제다. 티카로스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초기 임상 단계임에도 유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앱클론은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회사는 3일 CD19 표적 CAR-T 치료제 ‘네스페셀(AT101)’의 임상 2상 대상자 모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개한 임상 2상 중간 결과에서 네스페셀은 객관적반응률(ORR) 94%, 완전관해율(CR) 68%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된 만큼 회사는 연내 최종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 신속승인(품목허가)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앱클론은 국내외 협력을 기반으로 개발 전략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 파트너사 TCT 헬스테크놀로지와 ‘AT101’ 개발 협력을 넘어 차세대 고형암 CAR-T와 생체 내(in vivo) CAR-T까지 공동 개발하는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앱클론은 지난해 TCT 헬스테크놀로지에 AT101을 기술이전했으며 현지 임상과 상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와 CAR-T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 공정, 사업화를 위한 협력에 나섰고, 스웨덴 스트라이크파마와는 차세대 생체 내(in vivo) CAR-T 공동개발을 진행하며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쟁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CAR-T 치료제 개발 현황'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CAR-T 임상시험은 총 190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과 미국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36건으로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일본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아시아의 주요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CAR-T 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글로벌 CAR-T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약 40% 성장해 2029년에는 약 290억달러(약 39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산 CAR-T 치료제가 잇따라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기술수출과 해외 시장 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림카토 허가는 단순히 제품 하나가 나온 것이 아니라 국내 CAR-T 산업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가 크다”며 “후속 기업들의 임상 성공과 글로벌 협력이 이어진다면 한국도 세포·유전자치료 분야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