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달러화에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엔화 동조화까지
1400원 vs 1600원, 전문가들도 전망 엇갈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을 또 경신했다(원화 약세). 미국·이란 전쟁이 종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대내적으로는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과 엔화 약세 동조화,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가 겹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변수가 해소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의 의미있는 하락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2원(0.27%) 상승한 1549.4원에 거래를 마쳤다(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이는 2009년 3월 이후 17년3개월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1550원마저 돌파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말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했었다. 이후 전쟁초기인 3월중순 1500원을 돌파했다. 최근 미국·이란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사실상 종전 분위기인데도 원·달러 환율은 되레 더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선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도 코스피시장에서 3조80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해 8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매도규모도 28조5600억원에 달했다. 앞서 올들어 5월까지 외국인 주식시장 순매도 규모는 114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준다. 이달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인 기조를 드러냈다. 연준 내부에서도 연내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원화뿐만 아니라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약세이유다.
최광혁 LS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에 따른 리밸런싱에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그 매도세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현 1550원 수준을 고점으로 본다. 연말까지 1400원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당장은 보다 적극적인 구두개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리밸런싱이라고 하기에는 외국인 주식 매도 규모가 많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를 선반영하는 것이라면 외국인 주식 매도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일본도 저성장을 타계하기 위해 엔화 약세를 방어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이 1600원까지 오를 수도 있겠다. 한국은행 빅스텝밖에 대안이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아시아 국가들도 환율 방어에 적극적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경우 자본 유출과 루피아화 급락을 막기 위해 한 달 새 세 차례나 금리를 올려 총 1%p 인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