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코축구협회가 미로슬라프 코우베크(74·체코)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하고 동행을 마무리했다.
체코축구협회는 30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코우베크 감독이 체코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다비드 트룬다 체코축구협회장은 성명에서 “코우베크 감독과 상호 합의해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며 “감독이 직접 면담에서 자신의 거취를 내게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고, 공개적이고 정중한 논의 끝에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룬다 회장은 코우베크 감독 체제의 성과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 체코 대표팀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돌려보내고, 대표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단단한 기반을 만들자는 두 가지 목표에 합의했다”며 “첫 번째 목표는 함께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컵 본선 진출은 체코 축구 전체에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고, 코우베크 감독은 그 성과에 큰 역할을 했다”며 “그에게 진심 어린 존중과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체코는 지난해 10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페로 제도 원정에서 1-2로 패한 뒤 이반 하셰크(체코)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코우베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까지였다.
1951년생인 코우베크 감독은 부임 후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를 통해 체코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체코는 아일랜드와 덴마크를 승부차기로 꺾고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그러나 본선 결과가 계약 해지의 배경이 됐다. 체코는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에 1-2로 역전패했다.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1-1로 비겼고, 공동 개최국 멕시코에는 0-3으로 완패했다. 체코는 1무 2패, 승점 1로 A조 최하위에 머물며 탈락했다.
코우베크 감독도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성명에서 “월드컵 실패에 대해 대표팀 감독으로서 공동 책임이 있다”며 “모든 사정을 고려한 끝에 트룬다 회장에게 내 거취를 맡기기로 했고, 회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다만 코우베크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보도도 사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반쪽짜리 진실과 허구를 바탕으로 한 언론의 공세도 이번 결정에 작용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는 체코 대표팀을 위해 일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체코 현지에서는 조별리그 탈락 과정에서 코우베크 감독의 전술 운용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지나치게 수비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32강 진출 가능성이 걸렸던 멕시코전에서 주전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레버쿠젠)를 선발에서 제외한 결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시크는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됐지만 체코는 세 골 차 패배를 막지 못했다.
코우베크 감독은 “체코 대표팀을 이끈 것은 큰 영광이었다”며 “월드컵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적용하려 했던 구체적인 구상을 완수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체코 대표팀과 후임자가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더 큰 성공으로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이 물러난 데 이어 체코도 코우베크 감독과 결별하면서, 북중미 월드컵 A조 탈락팀 두 곳의 대표팀 사령탑 모두 공석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