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사실상 종전 합의에 도달한 가운데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산업계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항공·해운업계는 국제유가 안정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에 따른 비용 부담 완화를,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원료 수급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15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19일 종전 서명식을 예고 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예고했다. 항공업계는 유가 안정이 장기화할 경우 연료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유 가격이 국제유가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만큼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유류비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이란·이라크 영공을 우회하면서 운항시간 증가와 추가 연료비 부담을 떠안았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저비용항공사(LCC)부터 대형항공사(FSC)까지 노선 감편에 나섰고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했다.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에어로케이와 제주항공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중동 노선의 재개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적사 중 유일하게 인천~두바이 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은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말부터 해당 노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두바이 노선 재개는 현지 공항당국의 결정과 함께 안전을 고려해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선사들은 전쟁보험료와 체선 비용, 운항 지연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다만 실제 통항 정상화와 비용 안정세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석화업계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따른 원료 수급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쟁 이전 국내로 수입되는 중동산 원유와 나프타의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쳤던 만큼 봉쇄 조치 이후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종전 합의에 따라 공급망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환율 변동성과 해상운임 상승 압력도 완화되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중동산 원유 조달 비중이 확대되면서 향후 유사한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과거보다 대응 여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유업계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얼마나 보전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석화업계는 구조적 공급 과잉 속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환율 변동성과 운임 급등 압력도 진정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전쟁 기간 비싼 가격에 들여온 원료 재고 영향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