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동거·미혼부도 품는다…새 가족정책 5년 로드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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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 확정…위기가구 지원 확대
AI 활용 위기가족 발굴·가족돌봄청년 지원 강화
미혼부 출생신고 법제화 추진…고용평등공시제도 도입

▲최성지(왼쪽 두번째) 성평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AI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족을 찾아내고, 고립·은둔 청년 지원은 전국으로 확대된다.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허용하고 1인 가구 지원을 강화하는 등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맞춰 촘촘한 가족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성평등가족부는 9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건강가정기본계획은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범정부 가족정책 기본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의 비전을 ‘모든 가족을 포용하는 행복한 사회’로 설정하고 △포용적 사회 기반 조성 △기본생활 보장 강화 △사회적 돌봄 확충 △일·생활·가족의 균형 강화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계획은 가족의 모습과 상황이 다양해진 현실을 정책에 반영해 모든 가족이 존중받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포용적 가족정책을 확대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립·은둔 청년부터 위기가족까지…촘촘해지는 안전망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가족 형태별 분절적 지원을 넘어 가족이 직면한 돌봄·고립·관계·생활 문제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우선 인공지능(AI) 기반 위기가족 발굴 체계를 강화한다. 정부는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의료비 과다 지출 등 21개 기관 47종의 위기 정보를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를 발굴하고 지방정부와 가족센터를 통해 상담·사례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립·은둔 청소년과 청년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현재 고립·은둔 청소년을 약 15만8000명, 고립·은둔 청년을 약 47만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 성평등부와 보건복지부가 협업해 지원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통합 사례관리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 5차 건강가정 기본계획 (성평등가족부)

미혼부 출생신고 길 열고 비혼 동거 포용…달라지는 가족 개념

가족 형태 변화에 맞춘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특히 미혼부도 혼인 외 자녀에 대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는 생모를 알 수 없거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만 생부의 출생신고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친생부인의 소 청구권자에 생부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추진될 전망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아동의 출생 등록될 권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미혼부가 친생자녀와 안정적으로 가족을 구성하고 양육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사회가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혼 동거 등 변화한 가족 현실을 반영한 법·제도 정비도 추진된다. 정부는 민법상 혼인·혈연 중심의 가족 범위 규정 개정 필요성을 검토하는 한편, 건강가정기본법상 가족 정의와 ‘건강가정’ 용어를 개정해 다양한 가족을 가족지원 서비스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최근 비혼 동거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가족관계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가족의 정의를 바꾼다기보다 다양한 형태의 실질적 가족들이 사각지대 없이 가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동수당 만 13세까지 확대…고용평등공시제 도입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 주요 내용. (제공=성평등가족부)

아동 양육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현재 만 8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의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만 13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할 방침이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양육 부담을 줄이고 아동의 기본적 성장 여건을 보장하는 조치다.

돌봄 분야에서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협력하는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모델을 확산하고 아이돌봄서비스 정부 지원을 확대한다. 가족돌봄청년과 경계선지능인 가족에 대한 상담·사례관리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1인 가구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가족센터의 1인 가구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계·돌봄·안전·주거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이주배경가족에 대해서는 가족센터를 통한 지원을 확대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가족정책과 생활정보를 15개 언어로 제공한다.

가족 친화적 사회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고용평등공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공시 항목에는 직종·직급·고용형태별 성별 고용 현황과 성별 평균 임금 격차, 일·가정 양립제도 사용 현황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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