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절대평가·서논술형 공론화⋯입시업계 “변별력·사교육 대책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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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 평가 취지엔 공감…내년 3월 중장기 대입 개편 확정
"대학별 고사 확대 막을 공통 평가체계 마련이 성공 관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서·논술형 평가 도입 등을 포함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입시업계는 사고력 중심 평가 확대라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변별력 확보와 채점의 공정성, 사교육 대책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또 다른 입시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 고교 내신 절대평가, 대입 전형 시기 조정 등을 포함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보고했다. 입시업계는 개편의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변별력 확보'를 꼽았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 전환, 서·논술형 문항 출제 등은 사고력 향상과 경쟁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동시에 약화하면 대학별 면접과 논술, 학생부 비중이 커져 또 다른 사교육을 낳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성 있는 변별력과 평가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대학들은 결국 다른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밖에 없다"며 "제도 변화와 함께 대학 입시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논술형 평가 도입을 위해서는 공정한 채점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서·논술형 평가 확대는 가야 할 방향인 것은 맞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중·고교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뿐 아니라 수십만 건의 답안을 일관되게 채점할 평가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교육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우 소장은 "현재 수시 논술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듯 수능이 서·논술형으로 바뀌면 정시에서도 별도의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주관식·서술형이라는 시험 방식 자체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출제 패턴과 문항 유형이 공개되면 이에 대비한 맞춤형 사전 학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는 대학별 논술이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며 출제 범위와 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국가 차원에서는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려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다소 엇갈리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신과 수능을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다. 우 소장은 "학교마다 시험 난이도와 학생 수준이 다른 상황에서 일정 점수 이상이면 같은 등급을 부여하면 성적 부풀리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국 공통시험도 교과서와 수업 내용이 다른 현실을 고려하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약해지면 대학은 심층면접이나 논술 등 자체 선발 도구를 강화할 수밖에 없고 이는 또 다른 입시 부담과 사교육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중·고교 단계에서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지 못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교위는 올해 하반기 대국민 숙의와 공론화를 거쳐 내년 3월 최종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에 제시된 내용은 확정안이 아닌 대입제도특별위원회의 검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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