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재무장에 불편해진 이유는⋯동맹인가 경쟁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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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침공 후 상황 반전
독일 약진⋯방산업체도 독점 깨져

▲독일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토네이도가 기동 훈련에 나서고 있다. (출처 독일연방공군)

독일이 유럽 최강의 재래식 군대를 목표로 국방비와 병력을 대폭 늘리면서 그동안 유럽 안보의 중심 역할을 맡아온 프랑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6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독일은 2029년까지 국방예산을 연간 1500억 유로(약 269조원)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프랑스의 약 두 배 규모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035년까지 병력을 40% 증강해 독일 연방군을 유럽 최강의 재래식 군대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990년대 초 냉전시대 이후 프랑스와 독일은 매년 비슷한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했다. 마른 수건을 짜내듯 군사력을 앞다퉈 증강해야 할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특히 유럽에서는 폴란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러시아와 사이에 완충지대(우크라이나)를 두고 있던 과거와 달리, 위험(러시아)과 직면해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폴란드는 서둘러 국방비 지출을 확대했고, 군사력 증강에 나섰다. 맹목적이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코앞까지 닥친 러시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었다. 독일 역시 이 무렵 국방비 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독일의 연간 군사비 지출 추이. 단위 10억달러. (출처 이코노미스트)

러시아에 맞선 유럽이 안보 측면에서 하나둘 재무장을 시작한 것은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독일의 이런 행보를 마냥 반기지 못하고 있다. 파비앵 망동 프랑스군 총사령관은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5년 후 프랑스가 지금까지 주도해 온 국방 분야에서 우위가 이웃 국가인 독일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고위 군 관계자는 “독일이 유럽 최대 규모의 군대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군사력 확충은 단순히 외교적 문제를 넘어 산업적 측면에서도 프랑스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군사 강국인 프랑스는 △다쏘 △탈레스 △사프란 △네이벌 그룹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난 방산기업을 보유 중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상 최대 규모로 군사장비 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군사비 확충은 곧바로 독일산 무기의 기술 향상과 생산 효율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독일의 군사력 확충은 프랑스에 다각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군사비가 역전되면서 ‘유럽 안보의 맏형’으로 불려온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이 프랑스 불안의 근본 원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아울러 NATO는 물론 EU에서의 발언권 역시 변화할 것으로 프랑스는 우려하고 있다. 만동 프랑스군 사령관은 상원에서 “프랑스가 여러 실전 경험과 독보적인 군사 강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은 앞으로 5년만 지나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독일은 점차 유럽 군사력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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