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루수소, 트럼프 보조금 삭감에 PF 좌절…“2028년 매출 240억 달성 후 2029년 코스닥 직행”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및 기후테크 전문기업 로우카본이 극심한 영업 현금수지 악화와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 통보로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발행가액을 전년 대비 84% 낮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로우카본은 최근 45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로 보통주식 7002만1129주가 신규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65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4월 유상증자 추진 당시 제시했던 주당 발행가액 4000원과 비교해 1년 만에 83.7% 폭락한 금액이다. 자금조달 시장이 평가하는 로우카본의 주식 가치가 불과 1년 만에 6분의 1 토막 이하로 주저앉은 셈이다.
헐값 증자인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물량은 지난해 발행 규모인 682만 주의 10배를 뛰어넘는다. 현재 로우카본의 발행주식 총수인 보통주 7002만 주와 일치하는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는 구조다. 증자가 전액 성공하더라도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반토막이 나게 되며, 조달되는 455억원의 자금은 회사 생존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소진될 예정이다.
이철 로우카본 대표는 “새로운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350억원 규모의 앵커 자금 마련 목적”이라며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 우려가 크지만, 참여하는 기존 주주들의 주당 매입 단가(평단)를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발행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제3자 배정을 할 경우 기존처럼 4000원 이상 하겠다고도 했다.
로우카본이 이러한 자금조달 구조를 선택한 배경에는 실적 공동화와 재무 안정성 파탄이 자리하고 있다. 연결 기준 로우카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영업 활동이 정지된 상태다. 반면 영업손실 121억원, 순손실 177억원을 기록하며 만성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적된 미처리결손금은 지난해 말 기준 862억원까지 불어났다.

결손금 누적은 재무구조의 붕괴로 이어졌다. 로우카본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심화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259억원인 반면 부채총계가 356억원으로 급증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97억원을 기록했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는 329억원에 달해 순유동부채 규모만 325억원에 육박한다. 자금줄이 막히며 내부 인력 조직도 와해돼 2024년 말 75명이던 종업원 수는 1년 만에 등기임원을 포함해 24명만 남은 상태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국내외 CCUS 상업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다”며 시장 개화가 지연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발표됐지만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관련 규제 정비가 미진해 대다수 기후테크 기업들이 고사 직전에 몰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미국 블루수소 사업의 좌절이 뼈아팠다. 이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주 블루수소 사업을 위해 땅을 사고 인허가까지 완료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관련 보조금 예산을 삭감했다”며 “보조금이 끊기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들어오지 않아 미국 사업이 잠정 좌절됐다”고 했다.
외부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은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이 제기된다며 로우카본의 2025년 결산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통보했다. 한울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대폭 초과하고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하는 등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이 제기된다”며 “회사가 제시한 자금조달계획 및 경영개선계획의 성패에 불확실성이 있고, 그 결과 발생할 수 있는 자산과 부채 등 손익항목 수정을 위해 합리적으로 추정할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진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로우카본은 2029년 코스닥 일반 상장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로우카본이 내세운 최후의 보루는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스틱 분해(MAP)’ 기술이다. 마이크로웨이브를 활용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한 뒤 청정 재생유(블루 나프타)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로우카본은 이미 작년 말 관련 인허가 및 적합성 승인을 모두 마쳤다. 실질적인 매출처도 확보했다. 로우카본은 현대오일뱅크와 블루 나프타 구매의향서(오프테이크)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일일 90톤의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약 60톤의 재생유를 생산하게 된다.
이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로 자금이 확보되면 7월 바로 착공에 들어가 내년(2027년) 7월 완공할 예정”이라며 “2028년 온기 매출 240억원 이상을 달성해 코스닥 일반 상장 요건인 ‘매출 100억원 이상’을 충족한 뒤, 2029년 코스닥 일반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