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미달 상폐 위험엔 “대책 논의 중…구조조정 등 4분기 턴어라운드 목표”

코스닥 상장사 상보가 최대주주 변경을 동반한 경영권 승계 작업을 단행했다. 장기 적자와 재해 발생 등으로 기업가치가 역사적 저점에 머문 시점에 오너 2세가 지배하는 특수관계 법인으로의 지분 이전이 이뤄지면서, 향후 상장 유지 및 주가 부양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보의 창업주인 김상근 회장은 보유 주식 175만2362주(지분율 14.81%) 전량을 레이노코리아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매각 가액은 1451원, 총 양수도 대금은 25억원이다. 5일 대금 지급이 완료되면 상보의 최대주주는 레이노코리아로 변경된다.
양수인인 레이노코리아는 김 회장의 아들 김현철 상보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국내 법인이다. 레이노코리아의 최상위 주주는 지분 98.42%를 보유한 미국 비상장 법인 ‘Rayno WindowFilm Inc.’다. 해당 미국 법인은 그간 공시상 ‘특수관계자 개인이 지배하는 회사’로만 기재돼 있었으나, 회사 측을 통해 김 사장의 실질 소유 법인임이 확인됐다.
상보 관계자는 “레이노 윈도필름의 최대주주가 김현철 사장이 맞다”면서 “외국계 법인을 통한 2세 경영 승계로 볼 수도 있으나, 주가 관리를 위해 그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김 사장은 해외 개인 지배법인 및 국내 계열망을 활용해 상보 지배권을 완전히 다지게 됐다.
경영 승계 관점에선 상보 주가가 역사적 최저점 수준에 도달한 현 시점을 승계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상보 직접 지분율이 1.37%(16만2767주)에 불과했던 김 사장은 주가 하락기를 활용해 25억원의 자금으로 상장사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상장사 기업가치가 현저히 낮아진 상황을 활용해 인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고 지분 이전에 따른 세금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상보의 기업가치나 상장사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현저히 낮아진 시가총액을 발판 삼아 최소한의 자금으로 승계 구도를 완성한 셈이다.

다만 오너 2세가 지배권을 확보한 상보의 현실은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해 있을 만큼 녹록지 않다. 상보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상장폐지 규제를 피하기 위해 4월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액면병합(액면가 500→2500원)을 단행했다. 액면병합으로 주당 단가는 인위적으로 1000원 이상 끌어올렸지만, 이후 주가는 병합 전 기준 200~300원대에 불과한 1400원선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 약세가 지속하면서 인위적인 병합에도 실질적인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위험은 여전히 상존하는 상태다.
상보의 기초체력 훼손은 재무·영업 지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상보는 디스플레이용 ‘신복합광학시트’를 앞세워 2012년 매출 2533억원을 돌파하고 정부의 ‘월드클래스 300’ 및 ‘코스닥 히든챔피언’에 선정되는 등 첨단소재 기업으로 호시절을 누렸다.
그러나 전방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광학필름 단가 인하 압박이 겹치면서 회사는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한때 2500억원을 넘기던 매출 규모는 최근 500억원 언저리까지 대폭 축소됐고, 영업이익 역시 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4년 80억원, 2025년 8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4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폭을 키웠다.
시장은 승계라는 지배구조상의 최대 과제를 해결한 오너 2세 측이 향후 상장 유지와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 본격적인 주가 부양책을 실행할지 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상보 관계자는 “시가총액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알릴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상장 유지와 주가 부양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적 반등 방안에 대해서는 “실적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비롯한 비용 절감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4분기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