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관이 매물 흡수…8000선 안착은 수급 반전 관건

코스피가 다시 8000선을 눈앞에 둔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46조3389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날도 1조9225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기존 올해 최장 기록인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8000선 재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외국인 자금은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도 가파르게 불어났다. 5월 7일부터 22일까지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누적 순매도액은 46조3389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7일 6조6987억원, 8일 5조2967억원, 12일 5조6090억원, 15일 5조6040억원, 19일 5조7242억원 등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갔다. 21일 2212억원으로 매도 강도가 줄어드는 듯했지만, 22일 다시 1조9225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키웠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은 개인과 기관이 받아냈다. 같은 기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8조4166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7조3477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46조원 넘게 팔아도 지수가 무너지지 않은 배경에는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있었다는 뜻이다.
시장 관심은 다시 8000선으로 향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차익실현과 금리·유가 부담에 변동성이 커졌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등세가 재개되면서 다시 상승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41% 오른 7847.71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장중 터치보다 종가 기준 안착 여부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가 8000선을 잠시 넘는 데 그치면 단기 반등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8000선을 넘어서면 강세장 지속 기대가 다시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수급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이익 개선 기대, 엔비디아 실적 호조, 원·달러 환율 안정 등은 지수에 우호적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12거래일째 매도에 나선 만큼 랠리의 지속성을 두고는 부담이 남는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차익실현에 그칠지, 본격적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지가 향후 지수 방향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외국인 이탈에도 국내 자금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다. 개인 투자자금이 단기 개별 종목 매매에만 머물지 않고 상장지수펀드(ETF), 연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통한 패시브·적립식 자금으로 유입되면서 외국인 매물을 흡수하는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맹주희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증시 내 패시브·적립식 기반 자금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과거 코스피는 외국인 자금 유입 여부에 따라 지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가계 자금이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는 구간에서도 국내 자금 유입이 시장 변동성을 일부 흡수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흐름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점차 국내 자금 기반이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