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보험사 수요 둔화에 초장기 커브 정상화…“장기금리 더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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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권 ALM 규제 완화로 초장기 국채 수요 구조적 약화”
내년 국고채 20·30·50년물 발행 비중 축소 가능성도
▲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8000선을 돌파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37% 내린 7951.75에 거래를 시작한 뒤 개장 초 8000선을 넘어섰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고채 초장기물 시장을 떠받쳐온 보험사 수요가 약해지면서 장기금리 커브(수익률곡선)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30년물이 10년물보다 낮은 금리를 형성했던 비정상적 역전 현상이 완화되면서 초장기물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씨티가 발표한 ‘초장기 국고채 커브 정상화 평가(Assessing Normalization of Ultra-Long KTB Yield Curve)’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업권 자산부채관리(ALM) 규제 변화와 보험산업 성장 둔화로 초장기 국채 수요가 구조적으로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업계 초장기 국채 수요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K-ICS·킥스) 도입, 부채 듀레이션 확대 등에 맞춰 2010년대 중반 이후 급증했다. 이같은 수요에 20~50년물 발행 비중도 2006년 전체 국고채의 9% 수준에서 지난해 39%까지 확대됐다. 전체 국고채 잔액 중 초장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에서 54%로 급증했다.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씨티는 생명보험 신규 계약 증가율이 2021~2026년 평균 마이너스(-)7.5%로 급감했고, 자산 증가율(AUM)도 과거 두 자릿수에서 2%대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최종유동성시점(LLP) 확대 적용기간을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늘리면서 보험사 초장기채 매입 부담도 분산됐다고 봤다.

특히, 보험사들이 현물채 대신 선도거래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현물 초장기채 수요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았다. 보험사 선도거래 잔액은 2020년 5조원에서 올해 88조원까지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
이에 따라 2017년 이후 지속돼온 국고채 30년-10년 금리 역전 현상이 정상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국고채 시장은 보험사 중심 수요에 힘입어 30년물이 10년물보다 낮은 금리를 기록하는 초장기채 강세 구조가 이어져 왔었다. 하지만 보험업권 수요가 약해질 경우 장기물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상승하면서 커브스티프닝(수익률곡선 수직화·장단기 금리차 확대)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수급 측면에선 정부의 발행 전략 변화 가능성도 거론됐다. 씨티는 반도체 경기회복에 따른 세수 증가로 정부가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를 올해 226조원에서 198조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20·30·50년물 발행 비중은 올해 30~40% 수준에서 35% 이하로 낮추고, 대신 5년·10년물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외국인과 국민연금이 초장기물 수요 공백을 일부 메울 가능성은 변수로 꼽았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과정에서 외국인의 30년물 보유가 증가하고 있고, 국민연금도 향후 전략적 자산배분(SAA) 조정 과정에서 국고채 매입 여력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욱 씨티은행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여타국가들처럼 초장기채 금리가 오른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그간 과도하게 눌려(낮았던) 비정상이었던 금리가 정상화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세수가 좋은 상황이다보니 내년 국고채발행에서도 초장기채 발행을 줄일 여력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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