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받은 선물 다 버리고 간 트럼프...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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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베이징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미측 수행단이 전용기 탑승 직전 중국 측에서 받은 모든 물품을 쓰레기통에 폐기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대표단은 출국 직전 중국 당국이 제공한 물품을 전량 회수해 전용기 계단 아래 마련된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겉보기에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로 비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도청과 해킹을 원천 차단하려는 미 정보당국의 냉혹한 보안 프로토콜이 자리 잡고 있다.

배지와 임시폰까지 폐기…비행기 진입 막은 '철통 보안'

▲백악관 출입기자 엑스 캡처. (출처='@Emilygoodin' X 캡처)

당시 현장에 있던 외신 기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회수 및 폐기 대상이 된 물품은 출입증과 대표단 배지, 기념 핀, 일회용 임시 휴대전화 등 중국 측의 손을 거친 모든 물건이었다.

뉴욕포스트의 백악관 출입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관계자들은 중국 관리들이 나눠준 모든 것을 가져가 에어포스원 탑승 직전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중국에서 받은 물품은 그 어떤 것도 비행기에 반입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는 "중국에서 얻은 것은 단 하나도 전용기에 싣지 않는다"는 미 백악관과 비밀경호국(SS)의 엄격한 지침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념품도 스파이 도구…고위험국 순방의 '랭글러 프로토콜'

▲(챗지피티 AI 기반 편집 이미지)
이 같은 조치는 평범한 기념품이나 배지조차 첨단 정보전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미 정보당국은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신 환경 '고위험 국가'로 분류하고 순방단에 극단적인 디지털 보안 지침을 적용해 왔다.

실제로 이번 방중 기간 미 대표단은 개인 기기 대신 데이터가 완전히 비워진 이른바 '클린 기기'만 사용했으며 호텔 와이파이나 공공 USB 충전 포트 사용을 전면 금지당했다. 민감한 보고는 도청 가능성을 우려해 이메일 대신 대면으로만 이뤄졌고 핵심 기밀 회의는 외부 전자 신호가 차단된 임시 민감정보통제시설(SCIF) 내부에서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악성코드나 추적 장치가 전용기 내부 시스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악수 뒤의 냉혹한 현실, '생활 속 첩보전'이 된 미·중 갈등

▲중국 인민대회당 앞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공식 정상회담장에서는 화려한 의전과 미소, 악수가 오갔지만 전용기 탑승 직전 작동한 것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냉전식 보안 감각이었다. 에어포스원 앞에 놓인 쓰레기통은 현재 미·중 관계에 깊게 깔린 상호 불신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상징물이 됐다.

외신은 이번 해프닝이 미·중 갈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두 패권국의 대립이 단순히 관세 폭탄이나 반도체 공급망, 대만 해협 등 거시적 안보 이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휴대전화와 소형 배지 하나까지 의심하고 검열해야 하는 생활 속 첩보전의 영역으로 완전히 진화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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