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부터 수상태양광·양수발전까지⋯친환경 무탄소 이끄는 한수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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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원전, 철통 보안 속 데이터센터 전력 뿜어내…3·4호기도 공정률 29.8% '순항'
축구장 74개 규모 임하댐 수상태양광, 송전망 증설 없는 '교차발전'으로 상생 모델 제시
예천 양수발전, 단 3분 만에 전력 쏘는 '초대형 배터리'…신재생 간헐성 극복

▲신한울 원전 1·2호기 모습.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안동 임하댐 수상태양광, 예천 양수발전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끄는 ‘무탄소 에너지 트라이앵글’의 든든한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달 14일 찾은 신한울 원전은 ‘신뢰의 K-원전’ 핵심 기지다. 까다로운 보안 절차를 거쳐 모든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마주한 신한울 1·2호기는 그 규모부터 압도적이었다. 아파트 27층 높이(76.66m)의 돔 구조 원자로 건물에는 63빌딩 건설 소요량의 약 13배인 10만3000톤의 철근이 투입됐다. 122cm 두께에 달하는 격납건물 외벽은 시속 800km로 날아오는 전투기 충돌 실험에서도 견뎌낼 만큼 극강의 방호력을 자랑한다.

비행기 조종석을 방불케 하는 1호기 주제어실(MCR)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황민호 한수원 운영실장은 “근무 시간 내내 긴장의 연속인데 퇴근 후 회사에서 전화만 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국가 에너지 공급이라는 막중한 임무의 무게를 안고 24시간 안전을 최우선으로 살피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1400MW급 신형경수로(APR1400)인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8821GWh의 전력을 생산해 냈다. 이는 서울시 한 해 전체 전력 소요량의 약 18%를 홀로 감당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터빈룸을 안내한 김종인 한수원 차장은 “고온·고압의 증기가 터빈 날개를 분당 약 1800회 돌리며 막대한 전기를 생산해낸다”며 “데이터센터 산업의 팽창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 반도체 라인의 정밀함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인근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중장비들은 현장의 활력을 고스란히 전했다. 올해 4월 말 기준 신한울 3·4호기의 종합공정률은 29.80%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황희진 한수원 공사관리부장은 “건설 현장에는 우리 국민만 채용해 원전 기술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며 “우리가 짓는 것은 단순한 발전소가 아니라 세계가 우러러보는 가장 안전한 원전이라는 책임감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 안동시 소재 임하댐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모습.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이튿날 안동 임하댐에 다다르자 푸른 수면 위로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블록이 반짝이고 있었다. 축구장 약 74개 면적과 맞먹는 총 47.2MW 규모의 이곳 수상태양광은 산지나 농지를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 발전 시설이다. 반경 1km 이내 4000여 명의 지역주민이 투자자로 나서 향후 20년간 발전 수익을 나누는 ‘국내 1호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라는 점에서도 상생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수상태양광발전소에 파견된 박종암 한수원 팀장은 “기존 임하댐 수력발전소의 송전계통을 공유해 낮에는 태양광 전기를, 밤에는 수력 전기를 실어 나르는 획기적인 ‘교차발전’ 방식을 도입했다”며 “새로운 송전망 증설 없이 전기를 생산해 계통 확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예천양수발전소 하부댐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예천양수발전소는 경북 예천군 은풍면에 위치한 전력계통의 최후의 보루다. 지하 약 720m 터널을 따라 내려가 만난 800MW 규모의 발전기는 전력계통의 ‘긴급 구조대’이자 거대한 친환경 대용량 배터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양수발전은 전력 수요가 적거나 태양광 등 신재생 전기가 남을 때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물을 떨어뜨려 즉각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예천양수발전소 하부댐에 설치된 조감도 안내판. 서병곤 기자 sbg1219@

임석채 한수원 예천양수발전소 부장은 “양수발전소는 가장 안전하고 거대한 대용량 배터리”라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며 전력망의 간헐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단 3~5분이면 즉각 전력을 생산하는 양수발전이 계통의 미세한 주파수 떨림을 붙잡아 전력 품질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인 대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마중물 전기를 생산해 다른 발전소의 엔진을 깨우는 ‘불쏘시개’ 역할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흔들림 없는 기저전원 원자력, 자연과 공존하는 태양광, 전력계통의 중심을 잡는 양수발전까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한수원의 다각적인 무탄소 포트폴리오는 다가올 대한민국의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든든하게 견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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