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화 '고유가의 역설'⋯수출액 뛰었지만 물량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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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출통제·내수 우선 기조에 휘발유·경유 등 수출 물량 급감
하반기 유가 하락 전환에 '역래깅' 우려까지…업황 부진 PSI 72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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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 (연합뉴스)

정유·석유화학업계가 '고유가의 역설'에 빠졌다. 겉으로 드러난 정유·석유화학업계의 수출액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크게 늘었지만 실제 수출 물량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보이면서 향후 업황과 수익성 전망까지 어두운 상황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8% 급증한 55억9000만달러, 석유화학은 18.8% 증가한 40억7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액 호조 이면에는 '물량 감소'라는 뼈아픈 대목이 숨어 있다. 이 기간 석유제품의 실제 수출 물량은 7.0%, 석유화학은 14.6% 각각 뒷걸음질쳤다.

이러한 물량 감소의 핵심 원인은 정부의 내수 공급 우선 기조와 수출통제 조치에 있다. 특히 수출통제 대상인 주요 석유제품인 휘발유(-16.0%), 경유(-6.9%), 등유(-99.7%)의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다.

결국 이들 제품군의 수출액 급증은 순수하게 '수출 단가'가 뛴 것에 기인한다. 지난달 기준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 단가는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전년 대비 각각 61.0%, 39.0% 대폭 상승했다.

문제는 고유가 국면 이후 나타나는 시장의 변동성이 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학업종의 6월 업황 현황 전문가서베이지수(PSI)는 72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44포인트(p)나 급락했다.

이달 업황 전망 PSI 역시 72에 머물며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PSI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전월 대비 업황 악화를 전망하는 전문가가 더 많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화학업황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최근 유가 및 납사 가격 하락 전환에 따른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마진 하락) 현상'을 꼽았다. 비싸게 사 온 원유로 제품을 만들었는데 제품 판매 시점의 유가가 하락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해 수익성이 훼손되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6월 초 배럴당 90달러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주요 국제유가는 지난달 17일 미국-이란 간 임시 양해각서 체결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공급 재개 기대감이 커지며 7월 초 60~70달러대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기에는 수출 단가가 올라 수출액이 늘어나며 호황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수출 물량 감소라는 이면이 존재한다"며 "여기에 최근 변동성이 커진 유가 흐름에 따른 역래깅 리스크까지 더해져 하반기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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