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기업의 종말, '소산다사'가 불러올 자본시장 재편 [동전주 탈출 러시]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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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정부가 상장폐지 제도를 대폭 강화하면서 국내 증시 구조가 빠르게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실기업 퇴출을 확대하는 대신 신규 상장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국내 자본시장이 '소산다사(少産多死)'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15곳(스팩 제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곳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중복상장 규제 강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가 다시 증시에 입성하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나 모회사와 사업 연관성이 큰 기업의 기업공개(IPO)는 사실상 제한됐다.

상장 문턱은 높아지고 있지만, 퇴출 요건은 확대되면서 '소산다사'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신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과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 간 괴리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금융위는 동전주 상폐와 함께 시가총액 기준도 상향했다. 코스피 상장사는 7월부터 시총 300억원, 내년 1월부터 500억원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코스닥 역시 각각 200억원, 300억원으로 강화된다.

거래소는 그동안 공모가 기준 시총이 500억원 안팎인 기업들에 대해서도 상장을 허용해 왔다. 지난해 2월 코스닥에 상장한 위너스의 공모가 기준 시총은 582억원 수준이었다. 비슷한 시기 증시에 입성한 모티브링크의 공모가 기준 시총은 743억원이다.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하면 상장 직후 주가가 일정 수준만 하락해도 형식적 상폐 요건에 근접할 수 있는 구조다. 상장 허들은 넘었지만 상장 유지 문턱은 훨씬 높아지는 셈이다.

특히, 중소형 상장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 둔화나 업황 악화 등 외부 변수로 시총이 일시적으로 하락해도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회수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초기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상장 제한으로 그룹사 대어들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해진 상황"이라며 "몸집이 작은 기업들은 상폐되고, 증시 입성 길은 점점 막히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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