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의 '전환과 확장'…KB, 110조로 돈길 대전환 [생산적 금융, 성장의 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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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금융권이 앞다퉈 투자금융 확대와 혁신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말뿐인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자금 공급과 조직 개편으로 실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중심의 수익 구조를 기업·투자금융으로 전환하려는 이번 움직임이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투데이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생산적 금융 전략과 추진 현황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생산금융 93조·포용금융 17조…110조 프로젝트 가동
CIB마켓부문 신설·KPI 개편…그룹 실행체계 강화

"인공지능(AI)이라는 큰 파도는 금융시장의 판을 바꿀 것이다. 과거의 관습이나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사업방식을 전환하고 고객·시장을 확장하라."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던진 메시지는 KB금융의 생산적금융 전략을 관통한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전통적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분야로 자본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2030년까지 생산적금융 93조원, 포용금융 17조원 등 총 110조원 규모의 'KB국민행복 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생산적금융은 투자금융 25조원과 기업대출 68조원으로 구성된다. 자본을 부동산·담보 중심에서 첨단산업과 미래 성장 분야로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KB금융은 생산적금융을 단순한 정책 호응이 아니라 그룹 체질 개선 작업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생산성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자본을 우선 배분해 금융 본연의 역할인 자본 재배분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금융 25조원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과 그룹 자체투자 15조원으로 나뉜다. 국민성장펀드 출자분은 AI·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으로 흘러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룹 자체투자는 KB자산운용, KB증권, KB인베스트먼트 등을 통한 자체 펀드 결성, 모험자본 공급, 인프라·벤처투자 등에 활용된다.

기업대출 68조원은 향후 5년간 첨단전략산업과 유망 성장기업에 공급된다. KB국민은행을 핵심 축으로 담보와 과거 실적 위주의 심사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미래 성장잠재력을 함께 보는 방식으로 기업금융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행 체계도 다시 짰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1월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통합 관리하는 CIB마켓부문을 지주에 만들었다. KB국민은행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에는 생산적금융 별도 지표를 반영하고 첨단전략산업 여신 취급 영업점에는 가중치를 부여했다.

심사와 운용 역량도 함께 보강했다. KB국민은행은 성장금융추진본부와 첨단전략산업심사 유닛을 통해 기술력과 사업성을 함께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변리사 등 외부 전문인력을 채용해 재무성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성장 요소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KB자산운용과 KB증권도 각각 첨단전략산업운용실, 생산적금융추진팀을 통해 투자와 IB 기능을 연계한다.

대형 인프라 투자는 이런 체질 전환이 실제 자금 집행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KB금융은 지난 2월 1조원 규모의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하고 △지역균형성장 사회간접자본(SOC)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재생에너지 발전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금융주선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산업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사업비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 금융주선권을 확보했다. 전남 신안 해역에서 추진되는 3조4000억원 규모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도 공동 대표금융주간사로 참여했다.

KB금융은 생산적금융의 무게중심을 단순 대출 확대에만 두지 않고 투자 기능 강화로 넓히고 있다. 담보와 과거 실적에 기반한 대출 심사만으로는 성장 초기 기업의 자금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자본을 공급하는 투자형 금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양 회장은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힘이 돼야 한다"며 "전통적 영업방식을 넘어 생산적금융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과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도록 KB만의 포용금융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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