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안 하면 뒤처진다…군대·학교까지 번진 투자 열풍 [돈의 질서가 바뀐다 上-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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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활황이 한국인의 자산 흐름을 바꾸고 있다. 코스피가 8000선까지 치솟는 초강세장이 펼쳐지자 은행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 대기자금과 연금 자산까지 금융시장으로 흘러들며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가파른 랠리는 포모(FOMO·기회를 놓칠까 두려운 심리)를 키웠고, 빚투와 단기 과열 부담은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돈은 다시 증시 주변에 머물고 있다. 예적금에서 증시로,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국내 증시 활황이 한국 사회의 돈의 질서를 다시 쓰고 있다.

“하루 1만원씩 사다 보니 벌써 80만원 벌었어요.”

60대 주부 A씨는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이후 포모(FOMO)를 느껴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일 조금씩 사 모으기 시작했다. A씨는 “예전에는 예금만 했는데 주변에서 다 주식 이야기를 하니까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식 투자 문화가 특정 세대를 넘어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직장인이나 자산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10대 청소년부터 군 장병, 대학생, 은퇴 세대까지 주식시장이 생활의 일부처럼 자리 잡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금만 넣어두면 손해 같다”, “월급 들어오면 주식부터 산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단기 매매보다 꾸준히 주식을 사 모으는 적립식 투자 문화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군 장병 사이에서도 투자 열풍이 퍼지고 있다. 군인은 군무 외 영리 목적 업무에 종사할 수 없지만 주식 투자는 허용된다. 2020년 병사 휴대전화 사용 허용 이후 군 복무 중 주식 투자도 빠르게 늘었다는 평가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과 국내 증시 정규장 시간이 겹치지 않아 병사들은 증권사 예약주문 기능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 사회에서도 투자 문화는 일상화되는 분위기다. 대학생 투자 동아리와 금융 스터디 모집이 활발해졌고 ETF·연금·자산배분 전략 등을 공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성년 투자자 역시 증가세다.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를 개설해 ETF 등을 장기 적립식으로 운용하거나 청소년 대상 투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장년층 역시 투자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사용법을 배우려는 60~70대가 증가하는 추세다. 자녀에게 주식 투자를 배우거나 가족 단위로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투자 문화의 대중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포모 심리와 결합할 경우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예금금리만으로 만족했다면 지금은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손해라고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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