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올리고 메신저에 ‘파업’…삼성 반도체 내부 균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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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인력 SK하이닉스 이직 러시” 주장까지
조직 피로감 누적…“생산보다 인력 이탈이 더 큰 리스크”

▲삼성전자 노사가 사후조정 최종일에도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되면서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1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정부는 추가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파업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최후 수단인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반도체(DS)부문 내부 분위기를 전한 직원 추정 게시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총파업을 앞두고 조직 내부 피로감과 이완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삼성전자 DS부문 내부 상황을 전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에는 “부서원 전원이 파업 기간 연차를 올렸다”, “업무 요청 메일 답변도 제대로 오지 않는다”, “메신저 상태 메시지를 ‘파업’으로 바꾸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일부 게시글에는 핵심 인력 이탈 조짐을 언급하는 주장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 채용이 열리면 절반 이상 지원한다”, “비메모리 관련 업무를 의도적으로 기피한다” 등의 표현까지 등장했다. 최근 수년간 메모리 업황 부진과 시스템반도체 적자 누적, 성과급 논란 등이 겹치며 조직 내부 동요가 커졌다는 취지다.

관리자급 인사의 발언을 언급한 글도 확산했다. 한 게시글에는 “회의에서 관리자들이 ‘대충하자’는 분위기를 만든다”, “임원 앞에서도 공개적으로 회사 비판과 이직 이야기가 나온다”는 주장까지 담겼다. 실명 인증 형태로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히거나 메신저 상태 메시지를 공유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게시글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장 내부의 피로감과 조직 결속력 약화 가능성 자체를 주목하고 있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조직문화와 인력 경쟁력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총파업 장기화 시 단기 생산 차질보다 연구개발(R&D) 집중력 저하와 핵심 인력 유출 가능성을 더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미세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경쟁력은 핵심 엔지니어와 조직 협업 역량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은 일정 부분 자동화돼 있어 단기 파업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조직 분위기가 무너지면 기술 개발 속도와 의사결정 효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허리급 인력 이탈이 본격화하면 경쟁사와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전환기에는 단순 생산능력보다 조직 집중력과 실행 속도가 중요하다”며 “HBM과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고객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제도 개편과 영업이익 연동 방식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는 지급안의 명문화를 요구했다. 사측은 영업이익 10% 재원 활용과 국내 1위 성과를 전제로 특별 포상을 통한 최고 대우를 제시했으나, 성과급 제도화에는 난색을 표했다.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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