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밤 미국에서는 4월 소비자물가(CPI) 쇼크와 대외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3일 "미국 증시는 CPI 시장 전망치(컨센서스) 상회에 따른 금리 상승과 미-이란 협상 불안으로 인한 유가 급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반도체주를 압박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12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 상승했으나, S&P500(-0.1%)과 나스닥(-0.7%)은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헤드라인 CPI와 근원 CPI가 각각 전년 대비 3.8%, 2.8%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모두 상회했다. 특히 에너지 품목이 3월 12.5%에서 4월 17.0%로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 같은 물가 쇼크로 미국 10년물 금리는 4.46%대를 돌파했고, 이는 마이크론(-3.7%), 인텔(-6.8%)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오늘 밤 발표될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로 옮겨가고 있다. 한 연구원은 "PPI는 시차를 두고 CPI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PPI 결과에 따라 시장이 인플레이션 경로를 재설정할 가능성이 커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 역시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된 상태다. 전날 코스피는 장 초반 7999까지 치솟으며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쟁 재개 가능성 시사와 금리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장중 5%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6조6000억원대 순매수에 나서며 낙폭을 줄였으나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3%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특히 한국 증시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12일 70.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평년 수준인 17~18포인트를 네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로,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기록한 80.3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연구원은 "미국 변동성지수(VIX)가 20포인트대로 평년 수준인 것과 달리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유독 큰 것은 반도체 등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과 과열된 수급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 한 연구원은 "당분간 일간 ±4% 수준의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겠지만, 이를 단순히 추세 전환으로 보고 보수적으로 돌아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가 상승 속도 자체가 부담일 뿐 인공지능(AI) 밸류체인주들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조정 시 매수(Buy the dip) 수요가 유입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중심의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