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개혁한다더니…8년째 조례 바꿔 치르는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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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정치 의존도 낮출 ‘중대선거구제’ 확대 시범실시 [메트로]

선거법 본칙 개정 사안이나…부칙에만 의존

제8회 때 서울시 4개 자치구‧4개 지역 운영
제9회 선거 들어 8개구‧10개 지역으로 넓혀
기초의회 의원 436명 선출…427명서 ‘9명’↑
지역 의원 10명 늘리는 대신 비례 1명 줄여

강동구 라‧마 1명씩 증원…3인 선거구 결정
천호 1~3동 ‘한 선거구’ → 2개로 쪼개지며
구의회 내 인구편차 ‘3대 1’ 벗어난 부작용
언제까지 특례에 기대, 선거 치를 거냔 비판

4년마다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게 기정사실임에도 매번 ‘공직선거법’ 본칙을 무시하고 여러 부칙 조항들을 통해 선거에 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공직선거법 부칙 제3조’ 중대선거구제 확대 시범 실시에 관한 특례. (자료 출처 = ‘서울특별시 자치구 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 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검토 보고서)

각종 특례를 두고 실시한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당시 17개 시‧도의회 선거구는 ‘3대 1’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올해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지방선거 역시 3대 1 기준에서 벗어난 선거구가 비슷한 규모다.

헌법재판소는 2018년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인구편차는 상한 인구수와 하한 인구수 비율이 2대 1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이 때 헌재가 정한 선거구 간 인구편차는 ‘평균 인구수 대비 ±50%’ 범위다. 아울러 헌재는 기초의회 선거에서 선거구 간 인구편차 허용 기준을 3대 1로 조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12일 서울시의회와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하면 서울 강동구의 경우 기초의회 의원 라‧마 선거구에 각 1명씩 증원, ‘3인 선거구’를 구성하도록 국회가 결정했다. 이로 인해 천호 1~3동으로 한 선거구를 이루던 지역이 2개 선거구로 쪼개짐에 따라 자치구 의회 내 인구편차가 3대 1을 벗어나게 됐다.

지난달 28일 행정자치위원회 소관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서울특별시 자치구 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 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마지노선 ‘4월 17일’을 열흘 이상 넘긴 시점이다.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 지역에 의원 정수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증원 여부 및 증원 대상 선거구를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확정하도록 한 탓이다.

▲서울특별시 의회 본관. (사진 출처 = 서울시의회 홈페이지)

더 미루다간 선거자체 어려워져야 결단 ‘계속’

개정 서울시 조례를 보면 기초의회 의원 총 정수가 기존 427명(지역구 373명‧비례대표 54명)에서 436명(지역구 383명‧비례대표 53명)으로 변경됐다. 지역 의원을 10명 늘리는 대신 비례 1명을 줄여 지난번보다 9명을 늘렸다.

중대선거구 시행 지역을 확대한 때문이다. 제22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공직선거법 부칙 제3조에 ‘중대선거구제 확대 시범 실시에 관한 특례’ 조항을 만들어 현행 시범 실시 지역 자치구 4개(지역 4개)를 자치구 8개(지역 10개)로 넓혔다.

국회의원 지역구 기준으로 ‘서초구 갑‧동대문구 을‧성북구 갑‧강서구 을’ 서울 4곳(서초구 가‧동대문구 바‧성북구 다‧강서구 마)에 ‘관악구 을‧강남구 갑‧강남구 을‧강동구 을‧도봉구 갑’까지 자치구 4곳이 추가됐다. 기초의회 의원 지역구로는 △관악구 아 △강남구 나 △강남구 라 △강동구 라 △강동구 마 △도봉구 나 등 6곳이 새로 적용을 받는다.

반면 서울시의회 의원 총 정수는 공직선거법 제22조 제4항을 개정해 112명(지역구 101명‧비례대표 11명)에서 118명(지역구 103명‧비례대표 15명)으로 6명 증원했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 상한선 ‘지역구 의석수의 10%’를 14%까지 상향 조정한 후속 조치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뉴시스)

‘언제까지 특례로 치러지는 지방선거 반복할건가’

선거구는 대표를 선출하는 지역 단위로서 △선거구당 1인을 선출하면 소선거구 △2~4인이면 중선거구 △5인 이상은 대선거구라 일컫는다. ‘중대선거구’는 2인 이상의 대표를 뽑는 선거구를 말한다. 중대선거구는 다당제를 유도하며 후보 선택 외연을 확장함과 동시에 주민 대표성을 신장하는 데다 선거구 획정을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반복되는 예외 상태’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제9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지방의원 정수 및 선거구역표 입법을 분석한 허석재 정치행정조사실 정치의회팀 입법조사관은 “공직선거법 본칙 개정이 원칙임에도 이번만은 예외로 한다는 특례가 반복되니 이제는 상례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8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시범 실시한 기초의원 선거구 규모 확대 대상 지역을 늘리고, 시‧도의원 선거에 중선거구제를 실험하며 시‧도의원 비례대표를 증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허 조사관은 “선거구당 선출 인원을 늘려 지방의회 다양성을 제고하는 방향은 바람직한 바 시범 실시에 그치지 않고 제도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근본적으론 국회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지방이 자율적으로 의원 정수와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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