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러 LTA 확대에 가격 상승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까지 수급 불균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에서 시작된 장기공급계약(LTA)이 MLCC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전기 등 주요 업체들의 수혜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MLCC 시장은 AI 서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새로운 슈퍼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인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MLCC 총 투입액은 이전 세대 대비 182%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이날 대만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기조연설에서 베라 루빈이 본격 생산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증권가도 AI 서버용 MLCC 시장 전망치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iM증권은 AI 서버에 탑재되는 MLCC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업계 1위인 일본 무라타도 올해 서버용 커패시터 매출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점을 반영해, 올해 서버용 MLCC 시장 규모가 1조9000억~2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확대는 삼성전기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고사양 MLCC 시장은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가 주도하고 있다. AI 서버용 제품은 일반 IT 기기용 MLCC보다 기술 장벽이 높고 수익성도 높아 매출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공급 확대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AI 서버 수요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신규 생산능력 확충이 쉽지 않으며, MLCC 생산능력 증가율도 연간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범용 MLCC 수급이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하이퍼스케일러를 중심으로 LTA 체결 움직임도 확대되는 중이다.
실제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MLCC 제조·유통업체인 광둥 엑스마웨이는 최근 가격 인상을 공식 통보했으며 현지 유통업체들도 판매 가격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에서 나타났던 공급 부족 현상이 MLCC 시장에서도 재현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LTA는 통상 수요 기업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체결하는 계약이지만, 공급 부족 국면에서는 공급 업체의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가격 결정권 역시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향 MLCC LTA는 가격 리스크 관리가 아니라 제한된 공급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의 선점 경쟁 성격이 강하다"며 "이 과정에서 가격 상승 압력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LTA 확대를 통해 MLCC 가격은 하방은 제한되고 상방은 열리는 구조로 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