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적자인데 첫 파업 가능성
현대차ㆍLG유플러스 노조는 30%
"타사보다 적다" 노조 결집 동력
AI 투자 시점 '이익 고융' 압박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제조업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T) 업계 전반의 핵심 노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화하는 통신·플랫폼 업계까지 ‘이익 연동 성과급 공식’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20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 쇄신과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에 들어간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1일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올해 임금협약 교섭이 결렬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카카오 노조는 설립 이래 첫 파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카카오가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을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급여 인상률과 성과급을 특정해 사측에 요구했으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노조 측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해 영업이익이 없다”고도 설명했다.
카카오 노조가 이러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데는 SK하이닉스의 사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노사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통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LG유플러스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는 공공운수노동조합 민주유플러스지부는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임금 삭감 없는 주 35시간 근무, 임금 총액 8%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성격려금·성과급(PI·PS) 평균임금 산입, 기술 도입을 이유로 한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 요구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과거 고성장기에 형성된 보상 기대와 현재 산업 환경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성장성과 투자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보상 수준 경쟁이 과열되면서 ‘보상 포퓰리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별 기업의 실적보다 “타사보다 덜 받는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노조 결집의 동력으로 작동하며 성과급 요구 수준이 높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AI 투자 확대 국면과 맞물리며 기업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압박에 직면했으며 통신업계는 이동통신(MNO) 사업 정체 속에서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시점에 ‘이익 공유’가 새로운 성과급 기준으로 자리잡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 투자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 기대마저 약화되면서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들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체 AI 모델 개발 경쟁에서도 사실상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과도한 성과급 확대 요구가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