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까지 韓서 짓나…‘마스가’ 현실로, K조선 북미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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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 동맹국 조선소 활용 방안 검토
한미 조선 파트너십센터로 협력 거점 마련
MRO·부품·설계 협력부터 수혜 본격화 전망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구호를 넘어 실행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양국 정부가 워싱턴DC에 상설 협력 거점을 두기로 한 데 이어, 미국이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한 군함 건조 가능성까지 검토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북미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군수지원함,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등 신규 사업 영역까지 열리며 K조선의 수주 저변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KUSPI)’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은 연내 워싱턴DC에 ‘한미조선파트너십센터’를 설치해 공동 연구개발, 기술 교류, 인력 양성, 조선산업 정보 공유, 기업 간 협력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국방부가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한 미 해군 함정 건조와 부품 조달 가능성 검토를 포함한 점도 주목된다. 미 국방부는 차세대 구축함·순양함·호위함 전력 확보를 위해 한국과 일본 조선소 및 군함 설계를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도록 한 상황이다. 현행 미국 법상 미 해군 군함은 원칙적으로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 미국 조선업계도 해외 건조 방안에 반대하고 있어 당장 한국 조선소가 미 군함을 직접 건조하는 단계로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미국 내 조선소 투자, MRO, 함정 부품·블록 제작, 설계 협력, 생산성 개선 등 우회적 협력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와 협력해 차세대 호위함 FF(X) 사업의 후속 건조 사업을 논의 중이다. 마스가 프로젝트의 가시성이 높아진 만큼, 하반기부터 미 군함과 MRO 사업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05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안정적인 실적과 함정 건조 경험, 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함정 부품·MRO 공급망에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임석해 서명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가장 직접적인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선사 맷슨이 발주한 알로하 클래스 컨테이너선 3척 건조를 진행 중이다. 두 번째 선체 조립과 세 번째 선체 강재 절단식이 이어지며 공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첫 선박은 내년 1분기 인도될 예정이며, 이후 내년 3분기와 2028년 2분기 순차 인도가 계획돼 있다. 이 같은 건조 경험은 향후 미 해군 MRO와 함정 부품 제작 사업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데이터센터(FDC)와 해양 플랜트에서 차별화된 성장 축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과 영국 선급에서 50MW급 FDC 개념설계 인증을 받았고, ABB 및 미국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회사 '무스테리안'과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FDC 시장과 MRO, 차세대 군수지원함 등 신규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 수주 성장 기대감이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업계 반발, 의회 승인, 보안 규정, 현지 고용 등이 변수”라면서도 “미국이 동맹국 협력을 공식화한 만큼 한국 조선사에는 장기적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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